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8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른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우려해 온 정 장관이 형사사법제도 개편 관련 입법 마무리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퇴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정 장관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민규 기자
복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정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청와대와 인사혁신처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면을 통한 공식 사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되지 않겠느냐”며 사의를 표명하는 등 수차례 직·간접적으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정 장관은 사직서에 건강상의 이유와 함께 “검찰 개혁 관련 주요 입법이 마무리됐다”는 사의 취지를 담았고,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는 새로운 리더십 아래에서 완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고 한다.
정 장관은 지난 6월 이후 수차례 직·간접적으로 이 대통령에게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청와대 참모진을 통해서는 물론이고, 국무회의가 끝나고 이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도 “힘들다. 당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정 장관의 사의를 반려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국무회의를 마친 뒤 정 장관에게 “잘하시고, 잘 버티세요”라고 말한 까닭이다. 이와 관련해 둘 사이를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39년 지기인 이 대통령과 정 장관은 사의를 표하고 반려하고 그럴 사이가 아니다”며 “정 장관이 서면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면 이미 두 분의 교감은 이심전심으로 어느 정도 마무리됐을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최근에도 주변에 “전당대회가 끝나면 나는 당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는 전했다. 극심한 내부 분열 양상을 보인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당으로 복귀해 내부 통합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게 이 대통령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도 정 장관은 개정 형사소송법 등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부작용이 없도록 최대한 보완 작업을 세밀하게 해야 한다”고 주변에 당부했다고 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8일 취재진과 만나 “(정 장관이) 건강상의 이유로 면직 요청을 해왔다”며 “후속 인사 등의 조치가 이루어질 때까지 맡은 바 역할을 다해 줄 것을 당부드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