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기득권에 반기를 든 ‘젊은 당나귀(미 민주당 상징)’들이 민주당 예비선거 판을 흔들고 있다. 미 언론들은 최근 진보·좌파 후보들의 약진 배경에는 현상 타파를 원하는 진보적이고 젊은 지지층의 열망이 깔렸다고 분석한다. 2009년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공화당 진영에서 보수 풀뿌리·원외 운동인 ‘티 파티’가 부상해 온건한 당 중진들이 대거 교체되며 우경화 양상을 보였는데, 비슷한 흐름이 민주당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최근 민주당의 ‘좌향좌’ 배경을 분석하면서 선거자금 규모에서 크게 밀렸음에도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압둘 엘 사예드, 선명한 진보적 메시지를 발신하며 미네소타주 상원의원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페기 플래너건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부활한 행동주의 좌파 계열 후보들이 거둔 새로운 수준의 정치적 약진”이라면서다. NYT는 “이들이 텃밭인 ‘딥 블루’ 하원 선거구를 넘어, 주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예비선거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민주당 정계를 강타한 젊고 진보적인 비주류 인사들의 물결”은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 결집이 작용한 결과라고 NYT는 분석했다. 엘 사예드는 워싱턴의 민주당 지도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들을 끌어들이려 노력했고, 플래너건도 자신의 승리를 이끈 유권자 연합의 핵심으로 청년층을 꼽았다. 또 약 0.4%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위스콘신 주지사 예비선거 후보 프란체스카 홍 역시 청년들의 표를 다수 얻었다고 설명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예비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 현역 하원의원 7명 중 5명이 은퇴 연령을 넘긴 고령자다.
진보 유권자 그룹 ‘런 포 섬싱’을 만든 어맨다 리트먼은 “민주당 유권자들은 변화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를 갈망한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진보를 표방한 존 라슨(78·코네티컷) 하원의원이 최근 예비선거에서 루크 브로닌 전 하트퍼드 시장에게 20%포인트가 넘는 격차로 패배한 것과 관련해선 “현상 유지에 대한 염증이 이념적 경계를 초월한다”고 설명했다.
NYT는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민주당식 티 파티 모먼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좌파 후보들이 예비선거에서 약진하면서 많은 진보주의자들이 민주당을 좀 더 왼쪽으로 이동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 약 20년 전 티 파티 운동이 공화당을 훨씬 오른쪽으로 밀어붙인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실제 오바마케어와 정부 지출 확대 등에 반대하며 세를 키운 티 파티 운동은 공화당의 우향우를 불렀다. 이는 훗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등장하는 토양이 됐는데, 유사한 이념 격변이 민주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진보·좌파 후보들의 경우 확장성에서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은 전 국민 건강보험 가입을 지지하고, 기업의 정치 자금 기부를 거부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 NYT는 “민주당 핵심 유권자층 일각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라며 “이들이 경합주 본선에서 민주당원과 무당파, 온건파를 아우르는 연합전선을 형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