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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골프회동 뒤 ‘개헌 전도사’ 됐다…국힘 4선 김태호의 변신 [who&why]

중앙일보

2026.08.18 13:00 2026.08.1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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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골프 회동이 촉발한 개헌 이슈가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골프 회동에서 개헌이 거론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이 대통령은 14일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해 중간 평가를 통한 책임 정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이슈를 키웠다. 이에 국민의힘이 “탈옥형 개헌”(정점식 원내대표)이라고 반발하며 정치권 공방으로 번졌다.

이러한 개헌 논쟁을 처음 키운 건 김태호(경남 양산·4선)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지난달 초 이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한 김 의원은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처음 알렸다. 이후에도 “이 대통령이 연임 불추진을 명확히 밝히면, 야당도 개헌 논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16일)고 연일 개헌 이슈를 띄우고 있다.

PK 4선인 김 의원이 이 대통령과 발을 맞추듯 개헌을 띄우는 걸 놓고 “생각지도 못한 장면”(부산 의원), “김 의원이 돌연 개헌 전도사로 변신했다”(대구 의원)고 의아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김 의원의 자기 장사에 당이 놀아나고 있다”(영남 의원)는 냉담한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 의원은 왜 개헌론을 띄우는 걸까. 그는 18일 통화에서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87년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며 “선거에서 지면 권력에서 배제되니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으로 싸운다. 이건 정치가 아니라 유혈 스포츠”라고 말했다. 이어 “개헌을 하면 양당이 강성 지지층에만 호소하는 정치 양극화도 타파할 수 있다”며 “개헌의 수혜자가 개헌의 설계자가 되지 않도록 이 대통령이 연임 불추진을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현시점에서 개헌론을 강하게 주장하는 배경에는, 그의 굴곡진 정치 인생이 작용했다는 시선도 있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김 의원은 도의원, 군수, 도지사를 거쳐 국무총리 후보까지 올랐다가 낙마한 뒤 국회에 입성하는 등 반등·낙마·재기를 수시로 겪었다”며 “개헌 정국이 펼쳐지면 일익(一翼)을 담당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장동혁 지도부나 당 주류와는 거리감이 있는 탓에 정치적 반경이 제한됐던 김 의원이 이번 기회에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실제 경남에서 4선을 지낸 김 의원은 중량감 있는 PK 정치인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당내 입지는 넓지 않았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는 절윤과 쇄신을 주장했지만, 계엄 직후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 옛친윤계인 권성동 전 의원에게 패했다.

2024년 12월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권성동 전 의원(왼쪽)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김태호 의원과 손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2024년 12월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권성동 전 의원(왼쪽)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김태호 의원과 손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의 개헌론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이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한 윤재옥·송언석 등 중진 의원들도 잇따라 개헌에 거리를 둔 데다가, 장동혁 대표도 17일 “개헌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은 탓이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 전체가 반쪽으로 갈리고 흔들리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거듭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남 거창 출신 이강두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치를 시작한 김 의원은 고향인 거창에서 도의원과 군수를 거쳐 2004년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에 지명됐지만, 지명 21일 만에 낙마했다. 하지만 2011년 경남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재기에 성공했고, 4선을 지냈다.

야권 관계자는 “풀뿌리 정치부터 시작해 지방 행정, 국회의원까지 두루 경험한 김 의원이 헌법의 시스템적 병폐를 누구보다 절박하게 느끼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양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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