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자로 추천된 후보자 4명에게 각각 전화해 후보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고 밝혔다. 여당은 “직권남용”이라며 반발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노 처장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추천된 4명에 대해 새로 추천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은 어떻겠냐는 아이디어가 있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추천을 원점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된 후보 중 한 명에게 전화해 사퇴하라고 요구한 적이 있나”라고 묻자 노 처장은 “전화한 적이 있지만 사퇴하라고 말씀드린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여권은 노 처장의 발언을 두고 “직권남용이다” “사퇴를 종용한 것 아니냐”며 비판을 쏟아냈다.
노 처장은 제청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실무진 차원에서 검토한 방안이었을 뿐, 조희대 대법원장의 지시나 사퇴 종용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노 처장은 “후보들 모두가 동의해야 하고 한 분이라도 반대한다면 (재추천은) 이뤄질 수 없다는 게 전제 조건”이라며 “각 후보들에게 (의견을) 자유롭게 답변하라고 한 것뿐이고, 일부는 동의했고 일부는 반대했다”고 전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월 노 전 대법관 후임 후보 4명이 추천된 지 약 7개월 만인 18일 손봉기(60·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으로 청와대에 임명 제청했다. 더불어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57·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함께 제청했다.
여당 의원들은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사전 협의한 후보를 임명 제청하던 관례를 깼다고 지적했다. 노 처장은 “협의를 계속 시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 대법원장이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인준해 줄 국회를 완전 무시하고 싸워보자는 거냐”고 묻자 노 처장은 “싸우자는 뜻은 아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