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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왕이, 북미회담 중재 선 그었다…그 뒤 감춰진 속내

중앙일보

2026.08.19 05:42 2026.08.1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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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뉴스1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뉴스1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5년 만에 방한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9일 “미국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북 적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을 추진한다는 외신 보도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부상한 가운데, 중국이 중재자로 나설 뜻이 없단 걸 분명히 한 것이다.

왕이는 이날 조현 외교부 장관과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반도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지난해 9월 베이징 회담에선 공개적으론 한반도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이날 조 장관이 먼저 “이재명 대통령께서 최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 공존의 청사진을 제시하신 만큼 한국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협력을 요청하자, 왕이는“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응당히 해야 할 노력을 하겠다”, “한국과 북한 두 나라가 점차적으로 평화와 공존의 길을 따라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란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비핵화’는 언급하지 않았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조현 외교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왕이는 또 “지역 분쟁이 확산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안보에 충격을 줄 뿐 아니라 우리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진 았았지만 중동전쟁과 미·중 사이 공급망 경쟁을 시사한 것으로 읽혔다.

왕이가 미국을 직접 겨냥한 건 회담장 바깥에서였다. 회담을 마치고 나온 왕이와 취재진은 이런 문답을 주고 받았다.

▶기자=“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할 건가”
▶왕이=“그것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결정할 일이다. 특히 미국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북 적대 정책을 바꿔야 한다”
▶기자=“트럼프 행정부가 이재명 정부를 친중으로 본다”
▶왕이=“이재명 정부는 한국의 이익을 수호하는 정부다. 중국과 우호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국익에 부합한다”
▶기자=“현재 한·중 관계를 어떻게 보나”
▶왕이=“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개선과 발전의 궤도에 들어섰다. 근수루대 선득월(近水樓臺先得月·물가에 있는 누각이 달빛을 먼저 받는다는 뜻)이란 말처럼 한·중 협력 강화는 한국의 발전에도 유리하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손을 맞잡은 모습. 사진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손을 맞잡은 모습. 사진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왕이의 이런 발언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트럼프가 11월 중국 선전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김정은과 만나기 위해 “참모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한 직후 나왔다.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는 “중국은 북·미 대화 과정에서 북한이 자국 영향력 밖으로 벗어날 가능성도 우려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예정이던 회담은 왕이가 늦게 도착하면서 6시 16분 시작했다. 약 1시간 30분 간 회담한 뒤 만찬이 이어졌다. 이날 외교부는 회담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왕이가 “중국 측에서도 이 대통령의 올해 11월 선전 APEC 정상회의 참석 시 정상 간 회동을 적극 고려 중이다.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양측은 푸바오 반환 이후 관심이 집중된 중국 판다 추가 도입 문제를 포함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 ▶공급망 안정화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왕이는 20일 이 대통령을 예방하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도 회담한다.



윤지원.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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