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간 유지해온 내국세 연동 방식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제도가 전면 개편된다. 내국세의 20.79%를 초·중·고 교육에 자동 배분하는 현행 방식 대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에 연동하는 형태로 바뀔 전망이다. 하지만 현행 방식의 유지를 원하는 시·도교육감, 교원단체 등 교육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조만간 재정운용전략협의회 첫 회의를 열어 교부금 개편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1972년 도입 후 사실상 변화가 없었던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교부금은 중앙정부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떼어낸 교부금 총액을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배분하는 구조다. 세수가 늘면 교부금 총액도 자동으로 증가해, 한때 지방 교육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안전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경제 성장에 따른 세수 증가로 교부금이 늘어난 상황에서 학생 수는 급속히 줄고 있어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로 교부금은 2016년 43조1616억원에서 70조7542억원으로 64% 늘었지만 같은 기간 초·중·고 학생 수는 2016년 662만 명에서 2025년 553만 명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 등이 큰 폭으로 늘어난 내년엔 교부금이 1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획예산처·교육부 등 관련 부처가 최종 조율 중인 개편안은 교부금 산정 방식을 내국세 연동이 아닌 경상성장률(명목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 등을 연동하는 형태다. 다만 형식적 의미의 ‘20.79%’는 남는다. 성장률 등에 연동해 계산한 교부금과 기존 방식으로 계산한 교부금의 차액을 신설하는 미래대응기금 내 인재교육계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인재교육계정은 초·중등 교육에 쓰이는 현행 교부금과 달리 대학·대학원 등 고등교육, 평생교육, 영유아 교육 등 그간 상대적으로 정부 지원이 부족했던 분야에도 쓰이게 된다. 시·도교육청, 교원단체들이 반발하는 대목이다.
이날 오전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들은 긴급 화상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교육감들은 내국세 연동방식을 폐지하면 초·중·고 교육재정이 크게 위축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협의회장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정작 지방 교육재정을 직접 책임지고 있는 시·도교육청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논의에 반영하는 과정은 대단히 미흡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른 시일 안에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교육계 의견을 경청하도록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교육감들은 정부와 국회에 공식 협의체 구성을 요청하기로 했다.
20일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긴급행동)’에 참여 중인 교사노조연맹·전교조·한국교총 등 10개 교육단체 대표들이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면담한다. 다만 긴급행동 측은 개편안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 면담이 성사됐다는 점을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이미 내국세 연동제 폐지를 전제로 개편안을 마련했다면 이번 면담은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며 “개편안 발표를 즉각 중단하고 교육 주체와 교육청이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공식 협의와 공론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