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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트럼프…한·미훈련 줄이고 김정은 회담 추진

중앙일보

2026.08.19 08:30 2026.08.1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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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기지에서 휴식 중이던 미군 장병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정례 연합연습인 ‘을지자유의방패(UFS·Ulchi Freedom Shield)’의 기간과 규모를 축소해 당초 예정된 27일에서 6일 단축한 21일 조기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뉴시스]

19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기지에서 휴식 중이던 미군 장병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정례 연합연습인 ‘을지자유의방패(UFS·Ulchi Freedom Shield)’의 기간과 규모를 축소해 당초 예정된 27일에서 6일 단축한 21일 조기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올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1대 1로 만나기 위해 참모들을 다그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한·미는 19일 트럼프의 지시에 따라 하반기 정례 연합연습 ‘을지자유의방패(UFS)’의 규모와 기간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김정은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선제적 행동을 취한 모양새가 됐다. 이란의 핵 보유를 막겠다며 시작한 전쟁으로 오히려 수렁에 빠진 트럼프가 친분이 있는 김정은과의 대화 재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다음 아시아 순방 때 김정은과 개인적으로 만나기 위한 논의를 비공개로 진행해 왔다”며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핵 포기를 설득하기 위해 1기 당시 보여줬던 극적인 외교적 여정을 재개하려고 참모들을 압박하고 있다”면서다.

WSJ는 “김정은과의 중대한 만남에 대한 트럼프의 열망은 이란전 승리가 요원한 가운데 최고의 외교적 성과를 간절히 찾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과의 1대 1 회담을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WSJ는 “공식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계획은 없다. 대부분 미 대통령들은 수십 개의 핵탄두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독재자 김정은과 조건 없이 만나는 것은 거부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 “한·미훈련 축소, 트럼프 결단에 경의”

2019년 2월 하노이 노 딜로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에도 트럼프는 계속해서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조건 없이 만날 수 있다는 뜻을 피력해 왔다.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했을 때도 공개적으로 회동 의사를 밝히면서 판문점 방문 동선까지 살펴봤으나, 북한은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한 건 이란전과 관련한 한국의 소극적 지원 등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결과지만, 동시에 김정은에게 직접 행동으로 진정성을 표시한 게 됐다.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를 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연결시켰고, 김정은으로부터 “응답이 왔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 실제 김정은은 2018~2019년 북·미 대화 국면에서 연합훈련을 중단 및 취소했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이 당시보다 비핵화 대화에 응할 유인이 한층 작아졌다는 지적이다. 김정은은 미국과의 협상 결렬 뒤 핵 능력 고도화에 몰두해 왔고, 핵 시설을 확장·가동하는 등 핵물질을 크게 늘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우크라이나전 파병을 통해 러시아와 동맹에 준하는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최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등을 계기로 소원했던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 역시 북한과의 대화를 공개적으로 희망하면서 김정은의 전략적 지위는 전례 없이 높아졌다. 협상이 성사된다고 해도 김정은이 더 유리한 구도에서 시작된다는 뜻이다.

이런 대외적 환경 변화를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기회로 삼겠다는 김정은의 의지도 어느 때보다 강해 보인다. 북한은 그간 트럼프와의 대화에는 여지를 두면서도 핵 문제는 아예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이미 헌법에 핵 보유를 못 박고, 선제적 사용까지 포함하는 개념의 핵 무력 법제화를 진행한 김정은은 “비핵화 시도 자체가 위헌”이라고 직접 규정했다.

그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심야에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관련 SNS 메시지에 대해 “한반도에서 적대와 대결을 넘어 평화를 만들기 위한 고심이 담긴 큰 결정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체제가 가장 완벽한 안보 자산이라고 믿는 우리는 금번 한·미 연합연습과 야외기동훈련 축소를 통해서라도 한반도에서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 여건을 조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님의 의지와 노력에 공감하며 그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17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를 시사하며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한 뒤 실제 훈련 축소가 현실화한 데 대한 이 대통령의 첫 공개 입장 표명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 안보는 대한민국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님의 의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이 결단이 북·미 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를 거쳐 한반도의 안정적 평화 체제 구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르무즈해협과 관련해선 “여러 실질적 기여 방안에 대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미 측과 계속 긴밀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유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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