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0일 대법관 제청과 관련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거론한 데 대해 “어떤 형사 피고인이 감히 자신을 재판할 대법관을 협의해 고르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이 계속 수위를 높여가며 대법관 인사를 문제 삼는다”며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만나지 않고 서류로 후보를 올렸으니 결례이고 대통령과 상의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재판이 중단된 다섯 건의 형사사건을 거론하며 “임기가 끝나는 2030년 6월, 이 재판들은 다시 열린다”며 “공직선거법 사건은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건이라 재판이 다시 열리면 그 끝은 대법원”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전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의혹, 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5건의 형사재판을 받고 있었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 재판 절차가 모두 중단됐다.
이 대표는 “대통령 임기는 5년이고 대법관 임기는 6년”이라며 “지금 앉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물러난 뒤 자기를 앉힌 사람의 재판을 맡는다”고 했다.
이어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며 “그래서 판사가 사건과 얽혀 있으면 그 재판에서 빠지도록 하는 제도가 있다. 제척, 기피, 회피로 판사를 의심하는 제도가 아니라 판결을 지키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삼권분립으로 권력을 셋으로 나눈 것도 같은 이유”라며 “감시받을 사람이 감시할 사람을 고르면 나눠놓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국민은 대통령을 뽑았지만, 판결까지 뽑아준 것은 아니다”라며 “선거로 가질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르는 선, 그것이 법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피고인이 자기 재판할 대법관을 협의해서 고르자는 말만은 거두자”며 “일선 경찰이 자기 아들의 수사에 영향을 미쳐 온 국민이 분노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자기 재판에 영향을 끼치겠다는 대통령은 감당할 수 없는 장작을 쌓고 있는 것”이라며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대법관 최종 후보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역대 대법원장들이 대통령과 대면하며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해 온 관례와 달리, 조 대법원장은 이번에 이 대통령과 직접 만나지 않고 서면으로 후보자를 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은 제청방식에 대해 문제삼았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9일 조 대법원장을 향해 “관습법적으로 대통령과 협의해 대법관을 제청해 온 역사적 관례를 깬 무법 사법 행위이자 사법 농단”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퇴학시켜 달라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라고 지적하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