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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불법 배달원 명단 줄게, 우린 단속 빼줘”…출입국사무소-배달업체 유착 의혹[이슈추적]

중앙일보

2026.08.1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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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인 불법 라이더와 배달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뉴시스

최근 외국인 불법 라이더와 배달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뉴시스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와 지역 특정 배달대행업체 사이에 부당한 거래가 오갔다는 유착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일고 있다. 출입국사무소 직원이 외국인 불법 배달원의 정보를 받는 대가로 해당 업체를 단속 대상에서 제외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1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출입국사무소 조사과 소속 A씨는 올해 초 광주특별시에서 영업하는 한 배달대행업체로부터 외국인 불법 배달원 관련 정보를 받고 해당 업체를 단속 대상에서 제외했다. 정보에는 타 배달업체 소속 외국인 배달원의 이름과 국적, 오토바이 번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이 배달업을 하기 위해선 국내에서 취업 활동이 가능한 거주(F-2), 영주(F-5), 결혼이민(F-6) 등 비자를 취득해야 한다. 유학생(D-2) 또는 어학연수생(D-4) 등은 배달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

법무부는 지난 1~5월 전국적으로 ‘외국인 불법 라이더(배달원)’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였다. 단속 결과 출입국관리법 제17조(외국인의 체류 및 활동범위)·제18조(외국인 고용의 제한)를 위반한 외국인 734명과 배달업체 16곳이 적발됐다. 지난해 1년간 적발된 67명과 비교하면 11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82명(39%)으로 가장 많았고, 수원 172명(23%), 대전 43명(6%), 인천 40명(5%), 청주 29명(4%) 등이 뒤를 이었다. 광주는 14명(2%)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법무부는 이 중 68명을 강제 출국 조치하고, 643명에게 1인당 100만~1000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했다.

지난 18일 광주특별시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배달업체 유착 의혹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지난 18일 광주특별시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배달업체 유착 의혹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광주출입국사무소와 배달업체 간 유착 의혹은 지난 3월 24일 이뤄진 전화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녹취에는 A씨가 법무부 집중 단속 기간 중 배달업체 업주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선생님이 데리고 있는 B씨(외국인 배달원)를 꼭 잡아달라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이에 업주는 “B씨는 안 된다. B씨 살려달라고 조공을 맨날 바치는 거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또 (타 배달업체 적발) 실적이 필요하면 말해달라”고 제안하자 A씨는 “언제든지 필요하다. 대대적인 집중 단속 기간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업주는 “1~2명 맞춰보겠다. 이번주 좋은 소식 드리겠다”며 통화를 마쳤다.

업체와의 유착 의혹이 커지자 법무부가 감찰 조사에 나섰다. 유착 당사자인 A씨 외에도 광역단속팀 전체에 대해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업체로부터 정보를 받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단속 대상에서 제외했다면 문제가 된다”며 “감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등 후속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는 출입국사무소와 업체 간 유착 의혹에 대한 감사원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은 지난 18일 광주출입국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월 해당 제보를 받고도 4개월 넘게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법무부를 규탄한다”며 “전국 출입국사무소의 단속 실태를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A씨에 대한 책임 규명을 하기도 전에 외국인 배달원 B씨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으로 이송된 것은 ‘꼬리 자르기’로 볼 수 있다”며 “B씨가 충분한 법률적 조력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조사·강제출국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했다.




황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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