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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권한 침해”→“사법정치꾼 조희대” 여야 내로남불

중앙일보

2026.08.19 19:51 2026.08.1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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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임명 제청권을 둘러싼 여야의 공수가 집권 세력의 교체에 따라 정반대로 뒤바뀌며 ‘내로남불’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은 대통령의 인사 권한을, 야당은 사법부의 독립을 내세우지만 불과 3년 전만 해도 여야 입장은 판이하게 달랐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와의 사전 협의 없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했다는 논란이 일자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향해 총공세를 퍼부었다. 김민석 대표는 20일 고(故) 이해찬 전 총리 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야 한다’ 현수막을 게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박지원(전남광주 해남-완도-진도·5선) 의원은 전날 “사법 정치꾼 조 대법원장은 헌법을 위반한 사유로 탄핵소추가 돼야 한다”며 탄핵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안장된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안장된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반면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을 언급하며 방어막을 치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법관 제청을 하며 대통령실과 미리 협의해 대통령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조율하라고 하면 그게 사법부 독립을 위한 대법원장의 권한이냐”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청와대가 사전 협의라는 관례를 악용해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권을 대통령의 지명권으로 강탈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과거 유사한 사안에서 여야가 보인 태도는 정반대였다. 윤석열 정부 시절이던 2023년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이 퇴임을 앞둔 조재연·박정화 대법관의 후임자로 8명의 후보를 추천하자 대통령실이 특정 후보 2명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소식이 보도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 해당 후보로 지목된 박순영·정계선 후보는 김 전 대법원장의 최종 제청에서 배제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과정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과정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야당은 이를 두고 공세를 폈다. 조 대법원장을 향해 “사법 정치꾼”이라고 했던 박지원 의원은 이 문제를 두고 “대법원장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다.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민주주의 파괴이자 헌법 파괴 행위”(2023년 6월 5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종 후보로 제청된 권영준·서경환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도 민주당은 “대법관 후보자 선정 과정에 대통령실의 입김이 있었다”(민형배 의원), “대법원장을 대통령의 아랫사람으로 생각하는 외관을 없애야 한다”(최기상 의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권한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 엄호에 집중했다. 민 의원이 인사청문회 현장에서 법원행정처에 대법관 후보자 제청 과정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전주혜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 검증 자리라 하더라도 제청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며 맞선 것이다. 유상범 당시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의 ‘임명 보류’ 보도를 언급하며 “후보 제청 과정은 과거에 늘 협의를 해왔다”며 대통령의 권한을 옹호했다. 이어 “과거 지나치게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에 특정 정치 편향적인 임명으로 많은 비판이 있었다. 일방통행하는 제청은 적절치 않다”며 사법부의 독자적 제청을 반대하는 취지로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력의 향배에 따라 대법관 제청권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이 판이하게 뒤집히자 전문가 사이에선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권력을 잡은 집단이 본인들의 이익과 성향에 맞는 인사를 임명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야의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며 “여야 모두 사법부를 길들이려는 의도는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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