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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카트리지에 담긴 ‘제2의 프로포폴’…32명 무더기 검거

중앙일보

2026.08.19 21:33 2026.08.1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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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카트리지에 담겨 유통되는 에토미데이트. 사진 서울경찰청

전자담배 카트리지에 담겨 유통되는 에토미데이트. 사진 서울경찰청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수면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밀수·유통하거나 투약한 3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에토미데이트 12억원어치를 압수하고 13명을 구속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32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13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가운데 6명은 에토미데이트를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15명은 유통, 11명은 매수·투약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범죄수익 1억2000만원을 환수하고 시가 12억원 상당의 에토미데이트 2ℓ와 소분·유통에 사용된 전자담배 카트리지 1400개를 압수했다.

밀수를 주도한 해외 총책 1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고, 또 다른 해외 총책 1명에 대해서도 국제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에토미데이트는 지난 2월 13일 마약류로 신규 지정됐다. 경찰은 이후 6개월간 집중 단속을 벌였다.

경찰은 과거 제약사가 정식 제조한 주사제 앰플 형태로 유통되던 에토미데이트가 최근에는 해외에서 밀수된 뒤 전자담배 액상 카트리지에 담겨 유통되는 사실을 확인했다.

압수한 에토미데이트에서는 비마약성 동물용 마취제인 메데토미딘 성분도 검출됐다. 메데토미딘은 불법 유통 과정에서 잇따라 적발된 물질로, 인체에 투여할 경우 심혈관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메데토미딘이 마약류에 활용되는 정황을 확인하고 마약류 지정을 관련 당국에 요청했다.

에토미데이트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 범행에 가담한 일반인도 적발됐다.

A씨는 지난 6~7월 에토미데이트 1ℓ를 화장품 용기에 숨겨 태국에서 인천공항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에어컨 설치기사인 A씨는 해외 마약상으로 활동하는 친척의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타투이스트인 B씨는 지난 1~2월 에토미데이트 500㎖를 섬유유연제 팩에 숨겨 태국에서 인천공항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돈을 벌기 위해 여자친구 등 지인과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베트남 국적의 선원 C씨도 텔레그램을 통해 해외 마약상과 접촉한 뒤 그의 지시에 따라 에토미데이트 1ℓ를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할 경우 코르티솔 등 스트레스 방어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급격한 혈압 저하나 심박수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쇼크로 사망할 위험도 있다고 경찰은 경고했다.

경찰은 “마약 조직은 마약류 수급을 위해 비규제 대상인 유사 약물을 유통하고 있다”며 “투약자들은 자신이 투약하는 물질의 정확한 성분조차 모른 채 생명의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행법상 에토미데이트의 수출입·제조 행위는 가중 처벌할 수 있지만 유통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 가중처벌 규정이 없다며 법무부에 입법 개선을 요청했다.

경찰은 “액상형 신종 마약류가 국민의 일상에 침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세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국경 단계의 밀수입부터 국내 유통망까지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종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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