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안장된 이해찬 전 총리 묘소를 찾아 참배한 후 이 전 총리와의 인연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진보 진영의 거목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묘역을 각각 찾았다. 김 대표는 “김근태·이해찬은 권력을 만들어낸 분들이자 그 권력을 지탱한 가치관의 뿌리”라며 “당을 통합하고 포용하는 대표가 되겠다”고 했다.
취임 나흘 째인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세종 은하수공원에 위치한 이 전 총리 묘역을 찾았다. 이 전 총리의 보좌관이었던 이강진 세종갑 지역위원장도 함께했다. 김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은 다 민주 진영의 어른이자 굉장히 특별한 역사적 인연이 있는 분”이라며 “이 전 총리는 선공후사의 정치와 판을 만드는 정치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의 황금시대를 여는 연속 집권의 판을 이 전 총리 뜻을 이어 만들겠다”고도 했다.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에 위치한 김근태 전 의장의 묘역 참배에는 김 전 의장의 배우자 인재근 전 의원, 사위 김동규씨가 함께했다. 김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익환·김근태 같은 분들이 같이 사선을 넘나든 바탕에 민주당이 서 있기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에서의 갈등은 새 발의 피고 바다의 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근태·이해찬의 자부심을 이어 민주당을 굳건히 지탱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0일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에 위치한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 묘역을 참배한 뒤 배우자인 인재근 전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이들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친노와 등진 계기로 평가 받는 ‘후단협(후보자단일화추진협의회)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2002년 대선 당시 김 대표는 민주당 주자였던 노무현 후보가 아닌 정몽준 후보를 도왔었고, 이번 전당대회 기간 동안 정청래 후보 측은 이 문제를 집중 파고들었었다.
김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선거 당시엔 제가 단일화를 위한 탈당을 결심했는데, 이 전 총리께 말씀을 못 드렸던 것이 제일 마음에 걸렸고 죄송했다”며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 대선 당시 선거를 같이 뛴 이 전 총리가 ‘요새 상당히 메시지가 좋은 것 같아’고 말한 게 나에 대한 일종의 용서”라고 했다.
김 대표는 김 전 의장의 묘역에서도 “후단협 과정을 기억 못할 정도로 제가 두들겨 맞았는데, 누군가 그러길 김 전 의장이 ‘민석이 진짜 딱하다’고 말해줬단 게 위로가 됐다”고 말한 뒤 눈시울이 붉어져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김 대표는 당선 다음날인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고, 19일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한 뒤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밤엔 당권 경쟁자였던 정청래·송영길 후보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청와대에서 만찬을 진행했다. 김 전 의장을 끝으로 김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스스로 언급한 ‘정치적 은인’ 6인을 모두 찾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는 20일 전국 지역위원회에 대법관 후보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조희대 대법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걸라고 지시했다. 김 대표는 이날 이 전 총리 묘역 참배 뒤 취재진과 만나 “김남준 홍보위원장에게 첫 지시로 전국에 ‘민주의 황금시대를 열겠다’, ‘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필수 게첩하라고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