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美해군, 호르무즈서 은밀히 유조선 호송…하루 500만배럴 수송

중앙일보

2026.08.19 22:1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지나는 화물선.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지나는 화물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해군이 이란의 공격 위협 속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은밀히 호위하며 원유 수송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지난달 하루 약 500만배럴의 원유가 페르시아만 밖으로 운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해군은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의 지원 아래 호르무즈 해협 내 이란 맞은편인 오만 근해 남쪽 항로를 이용해 유조선을 호위하고 있다.

이란이 자국 쪽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만큼 미국은 상대적으로 이란의 영향력이 덜 미치는 남쪽 수로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미군의 지원을 받아 항해하는 선박들은 이란의 탐지를 피하기 위해 통상 위치추적기인 트랜스폰더를 꺼둔 채 운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달 미국의 보호 항로를 이용해 페르시아만 밖으로 수송된 원유는 하루 약 500만배럴에 달했다.

전쟁 이전 하루 약 1500만배럴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됐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지만, 원유 공급에 숨통을 틔우면서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을 억제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유조선 호송 작전은 이란 항구 봉쇄와 함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약화하기 위한 주요 군사 작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해운 분석업체 윈드워드의 미셸 위제 보크만 애널리스트는 “이 작전은 놀라운 성공 사례 중 하나”라며 “지속적인 공격에도 호르무즈 남쪽 수로를 가동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을 유지하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군사적 비용도 적지 않다.

이란군은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물론 중동 국가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미군은 이에 대응해 호르무즈 남쪽 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다양한 방공 무기를 투입하고 있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미군의 지원을 받아 현재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000척을 넘어섰다.

그러나 호송 작전 자체도 이란의 공격 표적이 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수집한 자료를 NYT가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초 이후 호르무즈 남쪽 항로를 이용한 선박 가운데 최소 15척이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선원 16명이 다치고 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공격 위험이 이어지면서 상당수 대형 해운사는 영구적인 휴전이 이뤄지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 진입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해협 통행량도 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모나 야쿠비안 중동 프로그램 책임자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위협은 당분간 심각한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