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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추경, ‘김동연 정책’은 없애고 ‘이재명 정책’ 살렸다

중앙일보

2026.08.1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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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경기도 재정상황 관련 기자회견'에서 재정 비상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경기도 재정상황 관련 기자회견'에서 재정 비상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재정 비상 상황’을 선포한 경기도가 2차 추가경정(추경)예산안을 편성해 19일 경기도의회에 제출했다. 총 규모는 42조2420억원으로 1차 추경(41조6799억원)보다 5621억원 늘었지만, 국비 증가분 등이 반영된 ‘표면상 증가’라고 한다. 경기도는 1300여개 기존 사업을 조정해 5465억원을 구조조정했다. 특히 민선 8기 대표 사업인 ‘기회소득’ 사업을 대폭 축소·폐지했다. 사실상 ‘김동연 지우기’라는 지적이다.



김동연 기회소득은 폐지 수순, 이재명 기본소득은?

당장 예술인·체육인 기회소득이 하반기부터 중단된다.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예술인 기회소득은 19세 이상 예술활동증명서 소지자 중 중위소득 120% 이하 대상자 1만명에게 경기도와 시군이 각각 부담해 2차례에 걸쳐 75만원씩 총 150만원을 지급한다. 당초 경기도는 지난해 말 경기도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36.8% 삭감된 예산을 추경을 통해 충당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재정난을 이유로 2차 지급분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남은 사업비 13억원은 도로 반납시킬 예정이다.

19세 이상의 중위소득 120% 이하 체육인 1600여명에게 2차례에 걸쳐 총 150만원을 지급하는 체육인 기회소득도 중단한다. 체육인 기회소득 올해 사업비는 9개월 치인 12억원만 편성됐는데 2회차는 지급하지 않고 남은 사업비는 도에 반납한다. 주 2회 이상, 1시간 이상 건강활동 등 가치 활동을 인증하는 장애인에게 월 10만원을 주는 장애인 기회소득은 2028년까지만 예산을 집행한다. 기후행동기회소득 리워드 지급은 이달부터 중단된다. 경기도는 김 전 지사가 도입한 청년사다리(해외대학 연수에 1인당 1000만원 지원)와 청년갭이어(진로 프로그램 지원)도 지속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 6월 2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25 전쟁 제76주년 기념식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김동연 전 지사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월 2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25 전쟁 제76주년 기념식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김동연 전 지사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추미애 경기지사는 지난 5일 ‘경기도 재정 비상’을 선언하면서 “지방채를 발행하고 각종 기금까지 끌어다 쓰며 눈속임으로 당장의 위기를 넘겼지만, 그렇게 하고도 올해 예산조차 온전히 편성하지 못했다”며 재정 상황을 비판했다.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도 전날 2차 추경안을 발표하면서 “재원이 한정돼 추미애 지사 공약은 물론 신규 사업은 거의 없다”고 했다.

반면 민선 7기부터 이어져 온 사업은 유지된다. 경기도는 기회소득 사업 중 농어민 기회소득은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기회소득’이 붙었지만, 민선 7기였던 2021년 시행된 ‘농민기본소득’에서 출발한 사업이다. 경기도는 농어민 기회소득이라는 명칭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민선 7기 사업인 ‘청년 기본소득’ 예산 부족분도 이번 추경에서 163억원 확보했다.



산하기관 예산도 삭감…반발 조짐도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6곳의 출연금과 운영 예산도 520억원 이상 삭감됐다. 경기도가 제공한 2차 추경안 설명자료에 따르면 50억원 이상 주요 감액 사업 25개 가운데 6개가 산하기관 출연금·운영비였다. ▶경기신용보증재단(163억5000만원 감액) ▶경기관광공사(94억9200만원 감액) ▶경기아트센터(76억8200만원 감액)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65억9800만원 감액) ▶경기도사회서비스원(62억6100만원 감액) ▶경기연구원(56억7500만원 감액) 등이다. 한 산하 기관 관계자는 “재정 위기 문제로 지자체가 산하 기관 예산을 감액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했다.

민선 7·8기 관심 사업 중 하나였던 ‘선감학원사건’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일제강점기 부랑아 교화라는 명목으로 아동·청소년에게 강제노역과 고문을 가한 사건이다. 피해자 배상금 등을 위한 예산이 기존 60억원에서 7억9800만원으로 줄었다.

지자체들도 비상이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달 말 도비 매칭 사업 예산 등이 포함된 추경안 편성을 끝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비가) 많이 감액된 사업은 기초단체 자체 예산만으론 감당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경기민예총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예술인 기회소득 사업 중단은 예술인의 삶과 창작 기반을 후퇴시키는 결정”이라며 예술인 기회소득 중단을 비판했다.
경기민예총이 지난 12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예술인 기회소득 축소 지급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경기민예총

경기민예총이 지난 12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예술인 기회소득 축소 지급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경기민예총


경기도의회 방성환(성남5)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1300여개 사업 목록 전체를 전반적으로 핀셋 검증해 시군 매칭 사업이나 객관적 기준 없이 부당하게 예산이 삭감된 경우 등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민생·복지 예산 삭감 제보센터’도 출범했다.

경기도는 “민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은 최대한 지켜내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최모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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