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원 이체? 성매매 했지!” 간호조무사 여친의 ‘링거 살인’
중앙일보
2026.08.20 00:24
2026.08.20 02:02
모텔방 사진. 기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음. 중앙포토
#1. 2018년 10월 21일, 모텔 505호
눈을 떴다. 천장이 낯설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없다. 어딘가에서 규칙적인 소리가 들린다.
똑, 똑, 똑.
액체가 관을 타고 떨어지는 소리. 고개를 돌리자 링거대가 보인다. 가늘고 투명한 줄이 침대 위, 그의 팔로 이어져 있다. 약물이 그의 혈관 속으로 스며든다.
“자기야.”
그를 불러본다. 손을 뻗어 흔들어도 보았지만 반응이 없다. 정말 그렇게 되고 만 걸까.
여자는 눈을 감고 잠시 숨을 고른 뒤 협탁 위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몇 개의 숫자와 낱말을 입력하고 전송 버튼을 누른 지 얼마나 지났을까. 쾅쾅쾅— 문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누구 계십니까? 119입니다. 문 개방하겠습니다!”
문이 부서지듯 열렸다. 잠시 후, 구급차 안의 요란한 경적 소리가 한산한 일요일 새벽 도심을 가르며 응급실로 향했다.
“여기, DI 환자입니다!!”
DI. 급성 약물 중독. 들것 위에 실려 있는 건 서른 한 살의 젊은 여성이었다.
“환자 분, 제 말 들리세요? 눈 좀 떠보세요.”
의사가 뺨을 두드리자 그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힘겹게 눈을 뜬 여자는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봤다. 그러곤 기어이 울음을 터뜨렸다.
“왜, 왜 날 살렸어… 죽게 내버려 뒀어야지!! 그 사람 없이 난 못 살아요.”
“환자 분!! 이러시면 안 돼요, 환자 분!!”
이 여자에겐, 그리고 그 방 안에 함께 있었던 남자에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들이 만난 건 1년 전.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우연히 자리를 함께하게 된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무섭게 서로에게 빠져들었다.
“어머님 아버님, 놔드리려고 제가 특별히 챙겨왔어요. 피로도 싹 풀리고 면역력에도 좋은 약이에요.”
간호조무사였던 여자는 예비 시부모의 팔에 능숙하게 링거 바늘을 꽂았다. 그 후로도 종종 마늘 주사나 비타민 주사를 챙겨 들고 와 남자친구와 그 가족들에게 직접 주사를 놓아주곤 했다.
철민씨의 부모님은 그런 아들의 여자친구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드디어 우리 아들도 참한 짝을 만났구나’ 흐뭇해하던 그땐 얼마 뒤 닥칠 비극은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 서른 살 누구보다 건강했던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충격에 빠져 있던 유족에게 경찰이 건넨 다음 말은 더 믿기지 않는 내용이었다.
“아드님이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여자친구 박씨는 철민씨가 언제부턴가 종종 죽음을 입에 올렸다고 진술했다.
“카드 돌려막기로 불어난 빚 때문에 너무 힘들어했어요. 그래서 제가 ‘알겠다. 근데 나는 너 없이는 하루도 못산다. 나도 따라가게 해줘라’라고 했습니다.”
자신을 죽여 달라는 남자친구의 간절한 요청에 함께 죽기로 결심했다는 박씨. '
“제 아들이 빚 때문에 목숨을 끊었다고요? 말도 안 돼요!”
(계속)
‘13만원 계좌이체’, ‘오피 단속’, ‘남친 오피’
10월 19일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 박 씨의 손가락은 멈추지 않았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피를 말리던 그녀는 마침내 기괴한 결론에 도달한 것일까.
다음 날 새벽녘, 그녀의 검색창엔 차마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단어들이 찍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취재진이 파헤친 박 씨의 충격적인 실체.
“우리 딸은 남자가 있어요!”
부모조차 까맣게 몰랐던 그녀의 소름 돋는 이중생활. 그날 모텔 505호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4384
‘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또 다른 기사가 궁금하다면?
최삼호.장윤정([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