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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빚내서 빌라 살라는 거냐”…파격 보금자리론 분노 터진 이유

중앙일보

2026.08.20 01:18 2026.08.20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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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사는 30대 송모씨는 정부가 신설한다고 발표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고 했다. “인천에는 4억원 이하 아파트도 많은데 굳이 주거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쁜 빌라를 살 이유가 없다”며 “빌라는 아파트만큼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가 8·13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의 하나로 만 39세 이하 청년을 겨냥한 새로운 보금자리론 상품을 내놨다. 시가 4억원 이하의 빌라나 오피스텔 같은 비아파트를 사들일 때 연 3% 안팎의 금리를 제공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80%까지 열어주는 정책 대출이다. 이 상품을 활용해 집을 사도 생애 최초 LTV 우대 혜택이 그대로 유지된다. 그런데도 청년층 반응은 싸늘하다. “청년은 빚내서 빌라에 살라는 것이냐”는 불만이다. 이유 있는 반응이다.



10년간 물가 25% 올랐는데, 빌라는 23%만 올라

2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6년 7월~올해 7월) 수도권·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소재 빌라(연립·다세대 주택)의 매매가격지수는 4% 내렸다. 10년 전에 지방에서 아파트를 매입했다면 가격이 3.4% 정도는 올랐지만, 빌라는 오히려 손해였다. ‘빌라는 자산 증식 효과는커녕, 매입 가격에 되팔 수 있을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청년이 많은 이유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해도 빌라는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따른 화폐 가치 하락을 막아줄 자산으로 기능하지 못했다. 최근 10년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5.5% 상승했지만, 전국의 평균 빌라 가격은 23.3% 오르는 데 그쳤다. 빌라도 서울에서 매입해야 물가 상승률 이상의 가격 상승(35.8%)을 기대할 수 있다.하지만 서울의 주거 선호 지역 내 빌라는 대부분 4억원이 넘는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절반 이상이 이미 아파트 거주…자가 평균 가격 4억 넘어

국무조정실이 2년마다 발간하는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서도 청년층 반발의 이유가 드러난다. 이 통계에 따르면 전국 청년의 절반 이상(56%)은 이미 아파트에 살고 있다. 정부는 역세권 오피스텔 등을 청년보금자리론으로 살 수 있는 주택 유형으로 추천하지만,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청년은 6.2%에 불과하다. 이는 역세권 오피스텔이 많은 수도권도 비슷한 모습이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대상 주택을 4억원 이하로 잡은 것도 한계다. 실태조사 통계에서 자가에 거주하는 청년의 전국 평균 주택 가격은 4억5211만원이었다. 서울의 경우에는 9억1443만원으로 올라간다. 이 가격도 2024년 실태조사 기준이다. 올해에는 이보다 더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청년보금자리론을 받아 집을 사도 현재 자가에 사는 다른 청년이 사는 곳보다 열악한 주택을 살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대출 대상, 생활권별 중위가격으로 높여야”

자가 주택의 경우 전국 청년 10명 중 4명(39.7%)이 본인·배우자 명의로 집을 소유하고 있다. 만 30~34세 청년은 이들 부부 명의가 65.3%에 달한다. 이들은 부모님 대출과 본인이 저축한 돈, 은행 대출을 활용해 아파트 매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대출 규제로 고소득 전문직 청년도 집을 못 사는 상황에서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거론하니 화가 날 수밖에 없다”며 “일률적으로 4억원 이하로 정하기보다 생활권별 중위 가격 정도로 높이고, 아파트도 대출 대상에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아파트를 원하는 청년은 LTV 70%를 적용 받아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수 있는 일반 보금자리론을 활용할 수 있다”며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비아파트부터 먼저 시행한 뒤 시장 상황을 보고 아파트 적용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도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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