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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메가프로젝트에 2040 전력수요 전망 20% 뛰었다…원전 19기 맞먹는 규모

중앙일보

2026.08.2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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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최대 전력수요 예상치가 넉 달 전 전망했던 것보다 최대 26.8GW(기가와트) 늘었다. 설비용량이 1.4GW인 대형 원자력발전소(APR1400) 19기를 더 지어야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반영한 결과다.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맞춰 신규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등 건설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건설중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모습. 뉴스1

1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건설중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모습. 뉴스1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을 위한 전력수요 전망을 공개했다. 정부는 지난 4월 한 차례 예상치를 내놨지만 이후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가 발표되고 기업의 투자계획이 구체화하면서 넉 달 만에 전망을 다시 했다.

새 전망에 따르면 2040년 연중 최대전력은 158.4~165GW다. 지난 4월 전망한 131.8~138.2GW보다 약 20%(26.6~26.8GW) 늘었다. 국내 최대 전력수요가 현재 100GW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14년 뒤에는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순간의 수요가 지금보다 1.5배 이상 커진다.

전망이 크게 달라진 건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영향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기존 성장 추세를 넘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최대 전력수요가 4월 3.7~4GW에서 24.3~24.6GW로 6배 넘게 뛰었다. AI 데이터센터 추가수요도 4GW에서 11.9GW로 약 3배 늘었다.

정부가 파악한 반도체 전력수요 잠재량은 2040년 계약전력 기준 약 40GW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준공과 호남권 반도체 팹 4기 신설, 평택·청주 팹 증설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이 가운데 36.8GW를 이번 전망에 우선 반영했다. 최용옥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메가프로젝트에서 발표된 부분은 전부 반영했고, 메가프로젝트 이후 추가로 신규 증설 의향이 들어온 부분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을 반영해서 일부 조정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잣대를 적용했다. 기업들이 제시한 2040년 투자계획은 계약전력 기준 20.8GW지만, 정부는 입지와 규모 등 계획이 구체화한 1단계 10.8GW만 반영했다. 나머지 2단계 10GW는 사업 진행 상황을 살핀 뒤 차기 전기본에서 반영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반도체보다 데이터센터의 투자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정부가 새로 예상한 연간 전력소비량 증가세도 가파르다. 2040년 목표 전력수요는 4월 전망한 657.6~694.1TWh(테라와트시)에서 847.3~885.1TWh로 최대 191TWh 늘었다. 11차 전기본의 최종연도인 2038년 목표수요 624.5TWh와 비교하면 기준연도가 2년 뒤라는 차이는 있지만 최대 260.6TWh(41.7%) 많다. 지난 4월 전망 당시 11차 전기본과의 차이는 최대 약 70TWh였다.

발전소와 전력망을 제때 준비하지 못할 경우 첨단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희집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에너지가 없어서 다른 국가들은 하는 첨단 제조업이나 AI 산업을 우리가 못하게 되면 큰 패착”이라며 “해상풍력도, 원자력도, 송전설비도 만드는 데 10년가량 걸리는 만큼 미래를 예측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증한 수요를 감당할 발전원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부지에 대규모 부하가 몰리고 24시간 높은 수준의 전력이 필요하다. 이날 오전 열린 제4차 전기본 공개토론회에서 박우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전환정책연구본부장은 “첨단산업들은 24시간 동안 부하가 고르게 발생한다”며 “이런 전력 부하 패턴에 잘 대응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원은 무탄소 전원 중에서도 원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규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긴 만큼 결정을 미룰수록 필요한 시점에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

반면 불확실한 산업 수요를 지나치게 반영하면 발전설비 과잉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한가희 기후솔루션 에너지정책팀장은 “검증되지 않은 수치를 반영하면 과잉 설비 투자로 귀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11차 전기본에 반영돼 최근 부지가 확정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에 더해 원전을 추가 건설할지를 이번 전기본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날 “우리 사회가 원전을 더 지어야 될지, 짓지 않아도 괜찮을지, 어떻게 하는 것이 이 조건에 맞을지 등에 대한 토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10월까지 12차 전기본 정부안을 마련하고 연내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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