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대미 투자 프로젝트 및 한·미 통상 현안 협의를 마치고 20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긴급 방미길에 올랐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과의 대미 투자 협상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다만 당초 8월 말~9월 초를 목표로 했던 1호 프로젝트 확정 시점은 9월 중으로 늦췄다.
김 장관은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그간 논의 과정에서) 실무자 간 해결되지 않은 쟁점이 여러 개 있었고, 장관급에서 일종의 담판을 짓자는 의견이 오갔다”며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틀에 걸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협의했고 많은 부분에서 해결했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상 귀국했지만, 다음 주 중 화상회의를 통해 마지막까지 합의점을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속도가 느리다는 미국 정부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 16일 긴급 방미했다. 한미 양국이 지난해 7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세 인하에 합의한 지 1년이 넘도록 1호 투자 프로젝트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미국 측은 양국이 합의한 15% 관세율을 올릴 수 있다고 압박 중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을 “역대 가장 느린 협상가들”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초 정부는 8월 말~9월 초 첫 투자 프로젝트를 확정한다는 목표였지만, 일정은 다소 밀리게 됐다. 김 장관은 “현실적으로 논의 과정과 절차가 있어, 이를 고려하면 9월 중으로 하는 데 양국 간 이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1호 투자 대상은 에너지 분야가 유력하다고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반도체 분야 투자 가능성에 대해 “현재 에너지 분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지금 와서 다른 분야로 바꿔서는 일정을 만들어낼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번 방미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만나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따른 추가 관세 문제도 논의했다. 앞서 미국은 강제노동 관련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한국산 제품에 12.5%의 관세를 부과했다. 과잉생산 조사 결과에 따라 관세가 추가되면 15% 관세 합의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지난해 이야기했던 15% 상한선에 대해 상호 간 이해가 있었다”며 관련 조치 시점에 대해서는 “9월 초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고 챙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경질된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공백과 관련해서는 USTR 측과 상황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한미 관계는 어느 한 사람이 있고 없고에 따라 결정되기보다 조직 전체가 같이 움직여왔다”며 “동행한 통상차관보가 직무대행을 맡기로 서로 양해했기 때문에 충분히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