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는 20일 6선의 조경태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2년6개월 징계 처분을 내렸다. 진종오·권영진·서범수 의원에 대해서도 각각 2년, 1년6개월, 10개월의 당원권 정지를 처분했다.
윤리위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처분 결과를 서면으로 알렸다. 윤리위는 ▶제명 ▶탈당 권고 ▶1개월 이상 3년 이하의 당원권 정지 ▶경고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를 받은 조 의원은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게 자신의 경선 상대였던 박덕흠 부의장을 낙선시켜야한다고 말한 이유로 제소됐었다. 윤리위는 조 의원에 대해 “당론에 반해 정당의 질서를 해하는 행위에도 소명 과정에서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아 제소된 권 의원과 6·3 부산 북갑 보궐선거 때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도운 혐의와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실언을 했다는 혐의를 받은 진 의원에 대해선 “당의 명예와 위신을 실추시켰다”고 했고, 진 의원과 함께 실언을 했던 서 의원에 대해선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한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권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정치를 접으라는 정치적 테러”라며 “장동혁과 당권파를 비판하고 퇴진을 주장하는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보복하기 위한 ‘비열한 정치보복성 징계’”라고 반발했다. 서 의원도 페이스북에 “윤리위 판단이 정적을 제거하는 답정너식 징계가 아니었기를 바란다”고 했다. 당사자들은 10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징계가 확정되면, 이들 4명은 당협위원장직을 잃게 되고 당원권 정지 10개월을 처분 받은 서 의원을 제외한 3명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2028년 총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장 대표가 대립각을 세워온 의원들에 대한 징계가 강행되면서 국민의힘 내홍은 커지게 됐다. 한 3선 의원은 “줄 세우기 위한 중징계”라며 “장 대표 퇴진 주장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사당화하기 위한 선택적이고 자의적인 징계 정치”라며 “국민들께 버림받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8.20/뉴스1
한편,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는 시작부터 당협위원장 교체 안건을 두고 찬반 의견이 대립하며 고성이 난무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의로 전환된 직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매 짝수년 8월 말까지 선출하되, 선출 시기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한다’는 당규 26조를 토대로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 전원 교체 안건을 상정했다.
그간 ‘사고 당협’을 제외한 현직 당협위원장은 당규와 관행에 따라 8월 말 임기가 자동 연장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책임당원 투표를 거쳐(당규 27조) ▶9월 추석 이전 전원을 재선출하겠다는 게 장 대표의 구상이다. 장 대표와 가까운 지도부 인사들도 “기득권을 내려놓자는 취지”(조광한 최고위원)라고 했고, 신동욱·김민수·김재원 최고위원과 중립 성향의 양향자 최고위원도 “특정 계파 찍어내기나 내리꽂기가 아니다”고 거들었다.
제동을 건 건 정점식 원내대표였다. 검사 출신 정 원내대표는 당규 26조에 대해 “현직 당협위원장이 있는 곳까지 재선출해야 한다는 규정이 아니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그러자 판사 출신 장 대표는 “2년이 지나면 임기 만료 효력이 발생하는 규정”이라고 재반박하며 법조인 출신 투톱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친한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장 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미리 행사하겠다는 의도”라며 “차라리 전당대회부터 열어 지도부도 다시 평가를 받자”고 했다. 지도부 총사퇴를 재차 주장한 것이다. 그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가 당협 교체를 할 권위를 상실했다”고 반발했다.
한 시간 넘게 이어진 공방은 정 원내대표가 오전 11시 예정된 의원총회 참석을 위해 회의장을 퇴장하고 나서야 사그라들었다.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서도 당협위원장 교체 안건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고 한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최고위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김기현), “엄청난 당내 분란을 초래할 수 있다”(이양수) 등의 우려를 표했다. 반면 신동욱 최고위원은 “대표가 당협위원장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내려놓고 당원 투표로 결정하겠다는 취지”라며 장 대표를 두둔했다. 일부 의원은 “바꿀 만한 곳은 빨리 바꿔야 한다”(성일종)며 당협 정비의 원론적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논쟁이 이어지자 장 대표는 이날 늦은 오후 최고위 회의를 속개한 뒤 당협위원장 교체 안건 처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의 논의 결과가 최고위에 공유되면 최고위원들이 숙고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