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37)씨 장기 실종 사건에서 담당 경찰관이 안전 확인 없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이 실종 사건 관리·감독 강화에 나섰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청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담당 경찰관이 실종 사건을 전산 시스템에서 단독으로 종결하지 못하고 관리자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담당 경찰관이 실종 사건 해제를 요청하면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해제하도록 ‘이중장치’를 마련한다.
현재는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를 통해 처리 적정성을 검토받더라도 프로파일링 시스템상 실종 해제는 담당자가 직접 처리할 수 있다.
경찰은 앞으로 담당자가 실종 해제를 요청하면 관리자가 해제 사유와 입력 정보 등이 실제 보고 내용과 일치하는지 다시 확인한 뒤 승인하도록 할 방침이다. 별도의 보고·검토 절차와 전산상 해제 절차가 분리된 구조를 보완해 담당자가 잘못된 내용을 입력하거나 부적절하게 사건을 해제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경찰은 약 1개월 안에 시스템 개선 작업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제주 실종 사건을 계기로 개선 필요성이 더욱 부각돼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신고 허위 종결 등 부실 대응 속에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장미란씨를 찾기 위해 지난 20일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서 경찰이 집중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장씨는 지난 5월 12일 늦은 오후부터 13일 새벽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집을 나선 후 실종됐다. 이틀 뒤인 15일 장씨와 함께 지내던 남자친구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당시 야간 근무자로 최초 신고를 받은 A 경장은 ‘실종자와 직접 연락이 돼 안전을 확인했다’는 취지로 상사에 보고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
하지만 장씨의 통신 기록과 A 경장이 근무한 경찰서의 자체 조사에서는 두 사람이 통화한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 경장이 상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채 개인적으로 판단해 사건을 종결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A 경장은 당시 장씨를 대면해 안전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도 관련 내용을 입력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실종아동 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르면 실종아동이나 가출인 발견 외 다른 목적으로 신고된 사람이나 허위로 신고된 사람 등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관련 내용을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을 수 있다.
제주경찰청은 A 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장씨 사건은 최초 신고가 종결된 지 두 달여 만인 지난달 19일 가족이 다시 실종 신고를 하면서 수색이 재개됐다. 그러나 상당한 시간이 흐르면서 장씨의 이동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주변 폐쇄회로(CC)TV 녹화 기록 등이 삭제돼 경찰은 행적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