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의 힘’...삼전·닉스 강세에 코스피 상승 전환
중앙일보
2026.08.20 20:31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하락 출발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강세에 힘입어 상승 전환됐다. AP=연합뉴스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소비 둔화 우려 등 대외 악재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기대를 바탕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가 21일 장중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면 코스닥은 금리 부담에 4% 넘게 급락하며 800선 아래로 밀렸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1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6% 오른 6918.31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92.63포인트(1.35%) 내린 6759.95로 출발해 한때 6742.44까지 밀렸지만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04% 오른 27만9250원, SK하이닉스는 3.55% 상승한 175만1000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우는 8.53%, SK는 3.17% 올랐다.
SK하이닉스의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위탁 중개하게 된 SK증권도 6%대 강세를 나타냈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국 국채 금리 재상승과 월마트 실적 부진에 따른 소비 둔화 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3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7%, 나스닥지수는 1.00% 떨어졌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 확대 방침을 밝힌 뒤 한때 진정됐던 시장 금리는 하루 만에 다시 상승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bp 오른 연 4.70%를 기록했다.
월마트의 2분기 미국 기존 점포 매출 성장률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한 가운데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전장보다 2.36% 오른 배럴당 93.78달러로 상승했다.
다만 미국 증시에서도 마이크론이 3.97%, 샌디스크가 2.02%,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4.43% 오르는 등 반도체주는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국내 반도체 대형주 강세의 핵심 배경으로는 대규모 주주환원 기대가 꼽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40조원대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삼성전자도 100조원대 특별배당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 호조도 반도체주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달 1∼20일 한국의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고, 반도체 수출은 199% 급증했다. 앞서 1∼10일 반도체 수출액이 1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한층 가팔라진 셈이다.
이에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전장보다 2.00% 오른 11만2562.22를 기록했다. 보험은 4.50%, 통신은 1.57% 상승했다.
반면 의료·정밀기기는 5.32%, 건설은 5.30%, 금속은 4.10%, 기계·장비는 3.89%, IT서비스는 3.32%, 운송장비·부품은 3.02% 하락하는 등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장의 낙폭은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9% 급락한 797.25를 기록하며 9거래일 만에 다시 8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지수는 16.84포인트(2.00%) 내린 824.05로 출발한 뒤 낙폭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오전 10시 5분께에는 코스닥150선물가격과 현물지수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매수호가 효력이 정지됐다.
김기백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할인율 부담이 커졌고,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실적 기대가 있는 일부 K-뷰티 종목에서만 순환매가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239억원, 기관이 1934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413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닥이 지난 4월 27일 1229.42로 전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5∼7월 총 4조507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현재까지 2조2121억원을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전체적으로 3044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5275억원을 순매수하며 반도체 대형주에 매수세를 집중했다.
시장 불안 심리도 높아졌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보다 2.24% 오른 58.54를 나타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