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9월 중하순 개각과 자민당 당직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해 총재선거에서 맞붙었던 ‘라이벌 4인’을 어떻게 처우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재선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점에서, 경쟁자들을 계속 요직에 둘지 여부가 향후 당내 권력구도를 가늠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선거에는 다카이치 총리를 비롯해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총무상,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정조회장,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 등 5명이 출마했다.
다카이치는 결선투표에서 고이즈미를 꺾고 총재에 올랐고, 이후 경쟁자 상당수를 내각과 당 지도부에 기용했다. 취임 후 처음인 이번 개각에서 이 구도가 얼마나 바뀔지가 관전 포인트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고이즈미 방위상이다. 최근 잇따라 해외를 방문하고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며 방위상으로서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카이치 총리는 연말로 예정된 국가안보전략 등 안보 관련 3문서의 개정을 앞두고, 현재 진행 중인 논의의 진척 상황 등을 감안해 고이즈미의 거취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유임 가능성과 함께 당 요직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결선에서 다카이치와 맞붙었던 유력 차기 주자인 만큼 어떤 자리를 맡기느냐 자체가 정치적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모테기 외상은 옛 모테기파를 이끌었던 중진으로, 외교 경험과 당내 기반을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옛 모테기파는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와 함께 현재 당내 주류 세력으로 꼽힌다.
모테기 외상 역시 적극적으로 해외를 돌며 ‘다카이치 외교’를 뒷받침해온 만큼, 당내에서는 유임을 포함해 계속해서 중요 보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야시 총무상은 다카이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차기 총재선거 도전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20일 오사카에서 열린 강연에서 차기 총재선거와 관련해 “뜻은 계속 품고 가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는 역시 다카이치 총리와 거리를 두고 있는 일한의원연맹 회장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전 총무상과 식사를 하는 등 당내 기반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하야시 총무상 주변에서는 “65세라는 나이도 있어 다음 총재선거에는 반드시 나가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고 한다.
이번 인사에서 보직이 맡겨지지 않을 경우엔 총재선거 준비에 한층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고바야시 정조회장은 4명 가운데 다카이치와 정치적 입장이 가장 가까운 인물로 평가된다. 최근 국회에서는 황실전범 개정 등을 둘러싼 당내외 조정에 주력했다. 당내에서는 고바야시 정조회장을 차세대 총리 후보로서 중요 각료에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카이치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