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의 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골목.
“너 이리 와.”
돌아볼 틈도 없었다. 이내 차가운 금속이 몸속 깊숙한 곳을 파고들었다. 구석구석에서 겨울의 찬 공기와 대비되는 뜨뜻한 핏줄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가슴, 옆구리 그리고 허벅지. 부위를 가리지 않았다.
벤처회사 대표 김현필은 왜 강남 한복판에서 회칼에 열다섯 번 찔린 채 발견됐을까.
지갑과 신용카드는 그대로였다. 강도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투자금 25억원, 매출은 0원. 게다가 김현필은 특허 기술을 들고 대구에 따로 회사를 세우려 하고 있었다. 그가 나가면 특허가 갈라지고 회사는 무너질 수 있었다. 수사는 점차 회사 안쪽을 향했다.
강남경찰서 김흥남 형사는 영업차장 유태진의 기록을 뒤졌다. 그리고 사건 두 달 전부터 유태진의 귀가 시각이 조금 늦어졌다는 걸 발견했다. 누군가를 만났다는 뜻인데, 통화 기록은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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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 회칼 15번 찔렸다…25억 벤처 대표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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