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이 교부금 내국세 연동 폐지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 긴급행동
정부가 내국세의 5분의 1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는 구조를 개편하기로 결정하면서 학교 현장은 교육 여건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교육감들은 일방적인 제도 개편을 중단하고 교육 현장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21일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발표한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전년도 교부금에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의 일부(35%)를 반영해 교부금을 산정할 계획이다. 내년 교부금은 80조 원가량으로 편성돼 개편 전보다 약 20조 원 줄어들 전망이다.
교육감들과 교원 단체는 교부금 관련 법 개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지방교육재정 근간을 흔드는 일방적 교부금 개편을 반대한다”는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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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법안 개편 강행 시 공동행동”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교사노조 등 360여 개 교육 단체로 이뤄진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도 이날 “교육재정을 손쉬운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아 나라의 미래를 숫자로만 재단해서는 안 된다”며 “교육감·교원·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교육계 반발이 거센 만큼 교부금 개편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될 때 진통이 예상된다.
교원 단체들은 인건비와 시설 관리비가 학생 감소와 맞물려 줄지 않는 문제점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전체 학급은 23만 2126개로 2015년(23만 4586개)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1%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학생은 17% 정도 줄었다. 장승혁 교총 대변인은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내려 맞춤형 교육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런 학급은 여전히 40%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이번 방침은 초·중등 교육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자료 교육부·기획예산처
교부금 연동제는 1972년에 처음 도입됐다. 첫해에 12.98%였던 내국세 연동 비율은 1982년 11.8%로 낮아졌다가 2010년 20.27%로 지속해서 올랐고, 2020년에는 20.79%까지 높아졌다. 중·고교 무상교육 도입과 무상급식 확대, 돌봄교실 확충 등 교육 수요를 반영한 결과다.
현재 교부금은 전국 시·도교육청 수입의 70%가량을 차지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급식 시설과 관련 직원 급여와 처우 등을 위한 예산이 교부금으로 상당 부분 채워져 왔다”며 “교부금이 부족하면 어느 예산으로 충당할지 혼란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도체 초과 세수로 조성될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이 같은 교부금 감소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래대응기금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중점 분야로 나눠 운영될 예정이다. 교부금이 감소할 때 교육·인재계정으로 부족분을 충당할 수 있다. 해당 계정 기금 운용도 교육부가 직접 맡는다. 김홍순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교부금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경우 차액을 기금으로 보전할 수 있도록 법에 명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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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금 감소 경우 차액 보전 법으로 명시”
첨단 분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우수 인재를 육성하는 기금 용도에 대해 대학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황인성 사립대총장협의회 사무총장은 “기금을 잘 활용하면 대당 2000만~3000만원 하는 AI 장비를 권역별로 공동 운영하고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 예산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며 “10년 이상 등록금이 동결돼 시설 투자를 못 하는 상황에서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성인 대상 평생교육 관련 기관에서도 기금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 김월용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은 “평생 학습에 참여하는 성인 1인당 정부 예산 지원액은 연간 9만원으로, 초등 교육비 대비 1% 미만 수준”이라며 “미래대응기금에 평생교육 재원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