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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전면 파업…갈 길 바쁜 현대차 덮친 ‘노조 리스크’

중앙일보

2026.08.21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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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사옥 앞에서 열린 공동파업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금속노조 추산 약 3000명이 참석했다. 석경민 기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사옥 앞에서 열린 공동파업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금속노조 추산 약 3000명이 참석했다. 석경민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이 10년만의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21일 현대차 국내 생산라인이 하루 종일 멈췄다. 오는 24~25일 추가 부분 파업까지 예고돼 있어 예정된 파업이 모두 진행될 경우 올해 매출 차질 규모가 업계 추산 2조6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조합원 3만8000여명이 참여하는 8시간 전면 파업을 벌였다. 현대차 국내 공장은 오전·오후조가 각각 8시간씩 근무하는 2교대 체제로 운영되는데, 이날 울산·아산·전주공장 등 국내 모든 공장에서 오전조와 오후조가 모두 출근하지 않았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사옥 앞에서 자동차 업종 공동파업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를 비롯해 전북·충남·울산·경남·경주·구미지부 등 조합원 3000여명(노조 추산)이 참가했다. 현대차 사옥 앞 도로 3개 차로를 메운 참가자들은 ‘원청교섭 쟁취’, ‘정년은 늘리고, 납품단가는 올리고’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종철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지부장이 21일 오후 공동파업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석경민 기자

이종철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지부장이 21일 오후 공동파업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석경민 기자

이번 전면 파업으로 현대차 노조의 올해 누적 파업시간은 60시간으로 늘었다. 교대조별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멈춘 시간을 합산하면 120시간이다. 여기에 24~25일 각각 4시간 부분 파업까지 예정대로 진행되면 올해 생산라인 중단시간은 총 136시간에 달한다.

업계는 지난해 현대차의 생산량과 근무일수 등을 토대로 국내 공장에서 시간당 약 460대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기준 대당 평균 판매가격을 약 4265만원으로 적용할 경우 25일까지 예정된 파업이 모두 진행됐을 때 생산 차질은 약 6만2500대, 이에 따른 매출 차질은 약 2조6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노사는 5월 초부터 16차례 본교섭을 이어왔지만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상여금 인상과 해고 조합원 복직, 정년 연장을 둘러싼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중국 전기차의 저가 공세 등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재원 마련이 필요하고, 해고자 복직은 임금협상의 교섭 대상이 아니며, 정년 연장 역시 법·제도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가 처한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장기 파업에 대한 부담은 더욱 크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1% 감소했다. 글로벌 판매량도 약 7% 줄었고, 국내 판매량은 16% 넘게 줄었다. 미국 자동차 관세 부담에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까지 거세지면서 현대차는 하반기 신차 출시와 생산 확대를 통해 판매량과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파업으로 생산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 실적 회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추가 파업의 분수령은 주말과 24~25일 사이 이뤄질 노사 간 실무접촉이 될 전망이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과거 현대차 파업 당시 거론됐던 정부의 ‘긴급조정권’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긴급조정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쟁의행위를 중단시키는 제도다. 2016년 현대차가 12년 만에 전면 파업에 나서는 등 20여 차례 파업을 이어가자 당시 정부도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했다. 다만 실제 발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노사가 추가 교섭을 통해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21일 8시간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뉴스1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21일 8시간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뉴스1



파업 전선, 제조업 전반으로 번지나

파업 전선은 현대차를 넘어 국내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기아 노조는 오는 26~28일 2~4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조선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 노사가 15차례 교섭에도 임금·단체협약 타결에 실패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4일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으며, 오는 25~2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를 결정하고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면 합법적인 파업 요건을 갖추게 된다. 철강업계에서도 포스코 노조가 지난 18일 중노위의 조정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창사 이후 첫 파업 기로에 섰다.




석경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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