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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정화하려 심었는데”…지역 확 살린 맥문동 350만 그루

중앙일보

2026.08.21 14:00 2026.08.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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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제련소에서 50년 넘게 배출된 중금속은 주변 땅을 오염시켰다. 오염된 토양을 정화해 볼 생각으로 약용식물인 맥문동을 심었다. 바닷가 방치됐던 땅 28만㎥에 심은 맥문동은 보라색 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이 꽃을 주제로 축제를 열자 수십만명이 찾는다.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자연휴양림의 맥문동이 가져온 대반전이다.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자연휴양림에 맥문동 꽃이 피어있다. 서천군은 이곳에서 28일부터 31일까지 축제를 연다. 김성태 객원기자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자연휴양림에 맥문동 꽃이 피어있다. 서천군은 이곳에서 28일부터 31일까지 축제를 연다. 김성태 객원기자



28일부터 31일까지 맥문동 꽃 축제

서천군은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3일 동안 장항읍 송림자연휴양림 일대에서 ‘제4회 맥문동꽃 축제’를 연다. ‘보랏빛 숲에서, 함께 여름을 만나다’라는 슬로건 아래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16개 체험·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주요 프로그램은 ‘과자로 만드는 생태여행(까미또요 콜라주)’, ‘맥문동 테라리움과 디퓨저 제작’, ‘버스킹’, ‘드레스코드 퍼플데이’ 등이 있다.

까미또요 콜라주는 과자로 서천지역 대표 조류인 검은머리 물떼새와 넓적부리 도요 모양을 만드는 체험이다. 드레스코드 퍼플데이는 보라색 옷을 입거나 소품을 착용한 관람객에게 추첨을 통해 경품이나 지역 상품권(최고 2만원권)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버스킹 공연과 인기가수 공연도 펼쳐진다. 행사장에는 얼음 족욕장, 꼬마 물놀이터가 마련된다. 또 맥문동의 효능과 역사, 송림숲의 이야기를 한눈에 보는 ‘주제관’도 설치했다.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자연휴양림. 서천군은 이곳에서 28일부터 31일까지 축제를 연다. 김성태 객원기자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자연휴양림. 서천군은 이곳에서 28일부터 31일까지 축제를 연다. 김성태 객원기자


충남 서천군 장항송림자연휴양림에 맥문동 꽃이 피어있다. 김방현 기자

충남 서천군 장항송림자연휴양림에 맥문동 꽃이 피어있다. 김방현 기자



오염 토양 정화위해 맥문동 심어

송림자연휴양림에 맥문동이 등장한 것은 2016년부터다. 서천군은 당시 장항제련소 주변이어서 중금속에 오염된 이곳에 정화작용을 하는 식물을 심어 보기로 했다. 또 식물을 촘촘히 심으면 오염된 흙이 주변으로 날리는 것을 막을 것으로 봤다. 또 맥문동은 음지식물이어서 소나무가 우거진 이곳에서도 잘 자랄 것으로 판단했다. 다년생 식물인 맥문동은 비소 등 중금속을 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6년 설립된 장항제련소에서는 1990년 폐쇄될 때까지 금·은·동 등 비철금속을 제련했다. 제련과정에서 많은 중금속이 배출돼 인근 토양을 오염시켰다. 정부와 서천군은 장항제련소 주변 지역 오염 토양(브라운필드)을 정화해 복원, 생태습지 등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자연휴양림에서 바라본 스카이워크와 장항제련소 굴뚝. 김방현 기자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자연휴양림에서 바라본 스카이워크와 장항제련소 굴뚝. 김방현 기자

장항 스카이 워크. 중앙포토

장항 스카이 워크. 중앙포토

서천군과 한국환경공단(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은 이 일대 28만㎥에 맥문동 350만 그루를 심고 꽃이 잘 피도록 비료를 주는 등 가꾸고 있다. 서천군 박상규 산림공원과장은 “서천군과 한국환경공단이 각각 소유한 땅에 맥문동을 심었다”라며 “처음 심을 때는 약용식물인 맥문동이 꽃을 피워 멋진 경관을 연출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소나무1만3500그루와 절경 이뤄

8월 하순부터 약 한 달간 피는 맥문동 꽃은 소나무숲과 어울려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송림자연휴양림에는 수령(樹齡) 70년이 넘은 소나무 1만3500그루가 있다. 이 소나무(해송)는 바닷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림(防風林)으로, 1954년 당시 장항농고(현 충남조선공업고) 학생들이 심었다. 송림자연휴양림에는 장항스카이워크가 있다. 높이 15m인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장항 앞바다와 장항 제련소 굴뚝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생태복원이 추진 중인 서천 옛 장항제련소 굴뚝. 사진 충남도

생태복원이 추진 중인 서천 옛 장항제련소 굴뚝. 사진 충남도

맥문동 꽃과 주변 경관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 관람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서천군은 이 점에 착안해 3년전부터 맥문동 꽃 축제를 열고 있다. 해마다 축제 기간에만 20만명 이상 찾고 있다. 서천군 장항읍도 맥문동 인기에 힘입어 ‘보랏빛도시’로 가꾸고 있다. 장항읍내 장항선 폐선 부지에 맥문동 등 보라색 꽃이 피는 꽃을 심고 있다. 유승광 서천군수는 “송림자연휴양림에는 축제 기간을 포함해 연중 100만여명이 찾고 있다”라며 “토양 정화를 위해 심은 맥문동과 송림이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방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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