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육체·정신적 고통, 돈으로 따졌더니…연간 30조 ‘충격’
중앙일보
2026.08.22 14:00
2026.08.22 14:30
이달 초 전남광주 광산구 하남산단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연합뉴스
‘54조 8225억원.’
지난 2024년 한 해 고속도로와 국도, 일반도로 등 각종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손실비용과 정신적·신체적 고통비용을 한국교통연구원(이하 연구원)이 추정한 액수입니다. 이는 같은 해 국내총생산(GDP)의 2.14%에 해당하는데요.
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발생한 도로교통사고는 모두 124만6849건으로 총 2521명이 목숨을 잃었고, 191만6204명이 다쳤습니다. 이로 인한 여러 피해를 돈으로 환산한 게 바로 ‘도로교통사고 비용’입니다.
이를 항목별로 따져보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또는 부상 탓에 발생한 소득손실, 의료비용, 재산손실 등 ‘사회적 자산손실’이 약 24조 5855억원이었습니다.
앞서 한국도로교통공단(이하 공단)이 같은 자료를 근거로 추산한 도로교통사고 비용은 약 26조8551억원이었는데요. 사고 비용에 포함하는 내역과 금액 기준 등이 다소 다르지만 큰 틀에선 유사한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원과 공단의 도로교통사고 비용 추산액에는 여전히 30조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요. 그건 바로 사상자와 그 가족의 ‘신체적·정신적 고통비용(Human costs)’ 때문입니다.
연구원은 도로교통사고 비용을 추산할 때 이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비용을 합산하지만 공단은 이를 따로 계산하지 않는데요. 연구원의 추산액은 약
30조2370억원입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선 오래전부터 고통비용을 함께 추정해왔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그럼 사망이나 부상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고통비용은 각각 얼마로 추산할까요. 연구원은 앞서 발표한 ‘사람의 생명가치를 고려한 교통사고비용 추정방법론 개선 연구’에서 국내의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로 인한 고통비용을 약 9억7000만원으로 추정했습니다.
사망자 본인은 물론 그 가족들이 신체적·육체적으로 겪은 고통을 화폐가치로 환산한 건데요. 중상자로 인한 고통비용은 약 2억2000만원으로 발표했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도로교통사고 비용을 계산할 때 사상자 본인과 가족의 정신적,육체적 고통비용도 함께 추산한다. 사진은 2024년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사고 모습. 중앙일보
이는 사망자 한 명당 일본(2014년 기준)의 49억원, 스페인(2015년)의 19억원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입니다. 네덜란드(2020년)는 무려 84억원을 고통비용으로 책정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지역별로 보면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경기도(33만1200여건)였는데요. 이로 인한 사고비용도 11조원을 넘었습니다. 두 번째는 서울(20만3500여건)로 사고비용은 6조5000만원가량이었습니다.
인구 1인당 도로교통사고 비용을 계산하면 충북이 약 12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충남(123만원)·경북(115만원) 등 순이었습니다. 최저는 세종으로 약 54만원이었으며 참고로 서울은 70만원, 경기는 81만원 수준이었습니다.
교통연구원 측은 “교통사고는 운전자 과실 외에도 차량 및 도로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사상자 수를 지속적으로 줄이기 위해선 안전체계 구축과 함께 차량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교통안전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강갑생([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