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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달려라 하니’의 부활…11초57 육상 신동, 은퇴 번복 후 11초대

중앙일보

2026.09.06 17:00 2026.09.0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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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고 육상 선수 미요시 미우. 2년 전 일본 여중부 기록을 세운 뒤 부상과 슬럼프에 빠졌지만, 최근 부활을 알렸다. 사진 미요시 미우 X

일본 여고 육상 선수 미요시 미우. 2년 전 일본 여중부 기록을 세운 뒤 부상과 슬럼프에 빠졌지만, 최근 부활을 알렸다. 사진 미요시 미우 X

일본판 ‘달려라 하니’가 부상을 딛고 다시 일어났다. 중3 때 일본 여중부 100m 기록을 세우며 ‘육상 신동’으로 불린 미요시 미우(17·후쿠야마 아케노호시여고 2년)는 이후 부상과 슬럼프에 빠졌다. 올해 기록은 12초대까지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 8월 초 전국고교종합체육대회(인터하이)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꺼낸 ‘은퇴’라는 말이 ‘미요시 은퇴 의향’으로 기사화됐다.

그런데 미요시는 문득 ‘다시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100m에만 얽매이지 않고 다른 종목도 ‘즐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난 5일 열린 후쿠야마 추계종합체육대회 100m에서 11초83을 뛰었다. 실전에서 한 번도 뛰어본 적이 없는 200m에서는 24초51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앞서 1주일 전 열린 에히메현 U18 대회에선 100m 허들에서도 우승했다. 불과 한 달 전 은퇴를 고민했던 미요시에게 일어난 변화다.

그는 2년 전 100m에서 11초57을 기록해 14년 만에 여중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금까지도 일본 여중부 기록으로 남아 있다. 키 155cm의 단신 선수가 신기록을 작성하자 일본 열도는 흥분했다. 실제로 미요시는 그해 일본선수권에서 성인 선수들과 경쟁해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미요시 미우(왼쪽 아래)가 지난해 우사인 볼트(가운데)를 만나 함께 찍은 사진. 사진 미요시 미우 SNS

미요시 미우(왼쪽 아래)가 지난해 우사인 볼트(가운데)를 만나 함께 찍은 사진. 사진 미요시 미우 SNS

그러나 환희 뒤 부상이 찾아왔다. 그해 8월 전국중학교대회 100m 예선을 앞두고 왼쪽 허벅지에 근막염이 생겼다. 지도자들은 기권을 권했지만 미요시는 출전을 선택했다. 결선에서 2위를 하긴 했지만, 이후에도 부상이 이어졌다. 그는 나중에 SNS에 “내가 세운 중등부 기록을 다시 깨려고 너무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아픔을 참고 달리는 게 대단한 게 아니라,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하지만 부상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고교 입학 후에는 허리디스크가 악화했고, 결국 고1인 2025년 6월 수술을 받았다.

수술로 훈련 공백이 생겼고, 복귀한 뒤 그해 대회에서 12초대에 머물렀다. 충분한 훈련을 하지 못했고, 중학생 때 자신의 장점이었던 폭발적인 스타트도 감을 잊어버렸다. 당시 미요시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은데”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더는 육상이 즐겁지 않다”는 마음이 자리 잡았다. 그런 마음을 품고 한 인터뷰가 뜻밖에 ‘은퇴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인터하이 대회 후 한 신문과 인터뷰에서 "육상과 공부를 다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진로를 생각해 보려 한다"며 은퇴 얘기를 꺼냈다. 그러나 X에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은퇴'라는 이야기를 해버렸다"고 설명했다.

17세 고교 선수의 은퇴 선언은 신기록 달성만큼이나 화제가 됐다. 이후 반전이 있었다. 한 대학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이를 계기로 미요시는 “다시 한번 육상을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후원회장이 소개해준 전 프로야구 선수 사사키 오사무의 말도 도움이 됐다. “그만두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둬버리면 가능성은 0이 된다.” 미요시는 사사키의 말을 듣고 “잠시 육상에서 거리를 두고 자신과 마주해봤다”고 X에 글을 남겼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복귀 후 첫 무대는 에히메현 대회 100m 허들이었다. 허들은 1년 4개월 만에 실전이었다. 13초35. 2위를 0.66초 차로 크게 따돌리고 1위를 했다. 그리고 1주일 후 후쿠야마 추계종합체육대회에서는 100m와 200m에서 모두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그는 에히메현 대회를 마친 후 X에 이렇게 썼다.
“다시 출발선에 서서 생각했다. ‘이런 두근거림은 육상에서만 느낄 수 있어. 이 순간만큼은 순위도 기록도 상관없이 내가 주인공이야.’ 경기장에서 느끼는 두근거림보다 훨씬 더 큰 두근거림이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전력으로 달렸다.”




김영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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