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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4시간 배달일 40대 가장,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에 새 삶

중앙일보

2026.09.08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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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떠난 최정섭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떠난 최정섭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하루 14시간씩 배달 일을 하면서 가장 역할을 맡아온 4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46세 최정섭씨가 지난 7월 24일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심장·간과 양쪽 신장을 기증하고 하늘로 떠났다. 원래 전기공사 일을 하던 최씨는 경기가 좋지 않자 약 1년 전부터 오토바이 배달로 생계를 이어왔다. 7월 17일 밤 비가 내리던 중 배달을 하다 차량과 추돌해 크게 다쳤고,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는 20대 초반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어머니와 여동생도 건강이 나빠져 병원 생활을 이어가자 두 사람을 보살피며 가족 생계도 도맡았다. 배달을 시작한 뒤엔 하루 14시간 넘게 일하며 바쁘게 살았다. 최씨의 매제인 강일규 씨는 “형님은 가족·친척·지인들에게 늘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생전 가족의 연이은 투병을 곁에서 지켜본 최씨는 자신에게 일이 생기면 다른 사람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쳐왔다. 가족들은 그런 그의 뜻을 존중해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강씨는 “부디 천국에선 일하지 말고 편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 항상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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