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사건이 여권 인사들을 둘러싼 로비와 주가 조작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브로커 양모씨가 치료제 개발사인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을 위해 당시 여권 인사들에게 줄을 대려 한 정황이 곳곳에 등장한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종호 기자
이 사건은 김 후보자의 청탁 의혹만 살펴보고 끝낼 사안이 아니다. 김 후보자도 “승인되는 순간 수천억원을 벌 수 있는 거”라고 말했을 정도다. 2021년 10월 제넨셀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기 직전, 코스닥 상장사 세종메디칼이 113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문제는 이 시기 세종메디칼의 주가 움직임이 석연치 않았다는 점이다. 식약처 승인이 난 직후엔 재무적 투자자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가 그해 12월 다시 급등했다. 과거 주가 조작에 연루됐던 세력이 끼어들면서 회사는 껍데기만 남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세종메디칼은 지난 6월 상장폐지 결정이 났고, 적지 않은 소액주주가 큰 피해를 봤다. ‘공익 민원 전달’이라는 김 후보자의 해명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그제(7일) 세종메디칼 일부 주주들은 재판을 받고 있는 제넨셀 창업자 강모씨를 엄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가 조작 세력을 ‘패가망신’시키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누구에게 어떤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줬는지, 이 과정에서 시세조종이 있었는지 등을 철저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2024년 말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김 후보자는 최근 다시 고발됐고, 사건은 영등포경찰서에 배당됐다.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일선 경찰서에 맡길 사건이 아니다. 경찰은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의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를 1년 동안 끌다가 수사심의위원회의 신속 처리 요구가 나온 뒤에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런 행태를 반복하면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을 것이다. 경찰 수뇌부가 직접 챙기고 금융당국과도 협력해 관련 의혹을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 만일 경찰이 또다시 시간을 끌면서 미온적 태도를 보인다면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를 맡기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