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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토픽 묻자마자…“절대 안 걸려요” 업그레이드 수법 홍보

중앙일보

2026.09.08 13:00 2026.09.0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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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능력시험(TOPIK)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김상선 기자

한국어능력시험(TOPIK)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김상선 기자

한국어능력시험(토픽·TOPIK)에서 부정행위가 잇따르자 교육부와 경찰 등이 강력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불법 알선 업체들이 여전히 성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대리 응시·의뢰로 적발돼 응시 자격이 박탈된 사례만 258건에 달했다. 토픽은 외국인의 국내 비자·학위 등 취득에 필수적인 시험이라 해마다 응시 인원이 느는 추세다.

8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 현지 메신저 ‘위챗’을 통해 부정행위 알선 업체 4곳과 연락을 시도하니 모두 1시간 이내 쉽게 접촉할 수 있었다. 대부분 “절대 걸리지 않게 도와줄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들 업체가 안내한 수법은 크게 두 가지다. 초소형 이어폰 등 송수신기기를 활용한 ‘장비형’과, 아예 시험을 대신 봐주는 ‘대리형’ 등이다. 업체들은 장비형 부정행위에 대해 “시험 시작 20분 후부터 답이 이어폰을 통해 실시간 전송된다”며 “쌀알 크기의 특수 재질 이어폰이라 금속 스캐너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리형 부정행위는 협력 관계에 있는 고사장·감독관을 매수하고 시험을 대신 쳐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내 고사장이 상대적으로 신분확인이 허술하다며 장비형을 추천했고, 중국 고사장에선 대리형을 권장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한 업체가 제시한 금액은 장비형 2만 위안(한화 약 400만원), 대리형 2만8000위안(한화 약 560만원) 선이었다. 대리형의 경우, 목표 취득 급수(3~6급)가 높아지면 금액이 더욱 올라갈 수 있으며 “성적 미달 시 전액 환불을 보장한다”고 안내했다. 또한, 토픽 외에도 여러 주요 국제 시험까지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교육부의 단속에도 업체들은 버젓이 부정행위 알선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대는 토픽 부정행위 일당 110여 명을 대규모 검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체들은 이 브리핑 내용을 언급하며 강화된 대비책까지 홍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토픽 부정행위 알선 업체가 지난달 서울경찰청이 발표한 브리핑 내용을 언급하며 강화된 대비책이 있다고 홍보하는 게시글을 번역한 이미지. 한찬우 기자

토픽 부정행위 알선 업체가 지난달 서울경찰청이 발표한 브리핑 내용을 언급하며 강화된 대비책이 있다고 홍보하는 게시글을 번역한 이미지. 한찬우 기자

지난 4월 치러진 105회차 시험에서는 국가 간 시험 시차가 다른 점을 악용해 먼저 치러진 시험 답안을 소셜미디어(SNS)에 유출한 일당이 현장에서 적발됐다. 이에 교육부는 5월 시험부터 국가 간 시험지 유사성을 없애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단속 강화에도 업체들은 “중국 내 장기적으로 결탁한 ‘협력 시험장’이 있어서 시차 악용 수법이 막힌 것과는 무관하다”고 홍보했다. 또한 지난 7월 국내 시험에 응시한 중국 학생의 실제 성적표를 인증하며 의뢰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SNS에는 “통과 못하거나 걸리면 어쩌나 엄청 걱정했는데 믿길 잘한 듯” 등 실제 이용자의 성공 후기도 있었다.


토픽이 갈수록 응시 인원이 늘고있는 시험인 만큼, 파생되는 부정행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97년 시작된 토픽 시험의 응시자는 2024년 49만명을 기록했고 지난해 50만명을 처음 돌파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대리 응시·의뢰로 적발돼 4년간 응시 자격이 박탈된 경우는 총 258건에 달했다. 정성국 의원은 “토픽의 공정성이 무너지면 우리나라의 교육·고용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까지 훼손될 수 있다”며 “부정행위 수법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찬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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