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은 9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전시해온 보물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사진)을 본래 자리인 여주 고달사지(사적)로 이전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 국가유산청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정원에 서 있던 고려 전기(10세기경)의 독특한 형태 ‘쌍사자 석등’이 애초 고향인 경기도 여주 고달사 터로 돌아가게 된다.
국가유산청은 9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전시해온 보물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을 본래 자리인 여주 고달사지(사적)로 이전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석등의 현지 이관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고 알렸다.
여주 고달사지에서 넘어진 채 발견된 이 석등은 아래 받침돌 대신 두 마리의 사자를 앉혀놓았다. 쌍사자 석등은 통일신라 시기부터 등장하지만, 사자가 앞발을 들어 위로 윗받침돌을 직접 받치는 일반적인 모습과 달리 웅크려 앉아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 석등은 마을주민이 보관하다가 종로구 소재 동원예식장 뒤뜰(1958년)에 놓였고, 1959년 경복궁 내 경회루 앞에 옮겨진 뒤 2003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 지금까지 소장돼 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여주시 등과 오랜 협의 끝에 석등을 제자리로 돌려보내기로 하고 지난 8월 국가유산위원회(건축문화유산분과) 심의를 마쳤다. 현재 박물관 보존과학부에서 보존처리가 진행 중으로 학술 종합보고서를 발간한 뒤 본격 이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전시해오다가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보물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의 후면 모습.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가유산청은 9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전시해온 보물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을 본래 자리인 여주 고달사지(사적)로 이전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여주 고달사지 현장. 사진 국가유산청
이번 결정은 최근 잇따르는 국립중앙박물관 석조문화유산의 ‘제자리 찾기’ 일환이다. 앞서 국가유산위원회는 지난 7월 열린 회의에서 보물 ‘원주 거돈사지 원공국사탑’ 이전을 위한 세부 계획과 이전 예정 지역의 정비 사업을 심의해 가결했다. 거돈사 터에 남아 있었던 사리탑은 원공국사의 행적을 기록한 탑비(보물 ‘원주 거돈사지 원공국사탑비’)와 함께 1025년 무렵 거돈사에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에 어느 일본인의 집으로 옮겨졌다가 1948년 경복궁으로 이전했고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옮기면서 함께 옮겨왔다.
이에 앞서 국립중앙박물관은 통일신라시대 절터인 경주 인왕동 사지의 동·서 탑을 복원하는 데 필요한 주요 부재인 상층기단 면석을 이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출토지가 확실하고 원위치가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관리되고 있고, ^관리 주체가 국가 또는 지자체로 명확하며, ^전시 및 관리 안전이 담보되고, ^본래 용도와 기능에 맞추어 원형 그대로 이전할 수 있으며, ^과학적 정밀조사 선행 등의 선결 조건이 갖춰진다면 소장품 현지 이관에 긍정적으로 임한다는 입장이다.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고향을 떠나야 했던 국가유산이 제자리를 찾는 뜻깊은 계기”(국가유산청)라는 반응 속에서 야외 석조물 관리에 관한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석등이 이관되면) 박물관의 보호와 관리에서 벗어나 현장의 다양한 환경 변화에 마주하게 된다”면서 “관리 이관 이후 석등의 보존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