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눈 달린 로봇팔, 180종 車조립 척척…‘다품종 생산’ 실현한 기아

중앙일보

2026.09.08 22:1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경기 화성시 기아오토랜드의 이보(EVO)플랜트는 지난해 8월 양산을 시작한 PV5의 생산 기지다. 용접은 100% 자동화돼 있고 부품 이송은 83% 자동화된 차체 공장에는 사람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진 현대차그룹

경기 화성시 기아오토랜드의 이보(EVO)플랜트는 지난해 8월 양산을 시작한 PV5의 생산 기지다. 용접은 100% 자동화돼 있고 부품 이송은 83% 자동화된 차체 공장에는 사람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진 현대차그룹

8일 경기도 화성시 기아 전기차 ‘PV5’를 생산하는 이보(EVO)플랜트 공장. 절반쯤 완성된 자동차가 줄지어 들어오자 로봇팔이 차량 앞뒤에 붙일 ‘KIA’ 엠블럼 부품을 집어들었다. 로봇팔에 달린 3D 비전카메라가 조명을 번쩍이며 차량을 비추더니 로봇팔이 정확한 위치를 찾아 엠블럼을 붙였다. 현장 관계자는 “예전엔 작업자가 엠블럼을 비뚤게 붙이는 실수가 종종 있었는데,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완전 자동화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PV5 양산을 시작한 이보(EVO)플랜트는 현대차·기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자동화 설비를 도입한 공장이다. 자동화율이 차체 용접은 100%, 부품 이송은 83%에 달한다. 도장(91%)과 조립(27%)의 자동화율도 여타 공장보다 높다. 그렇다 보니 생산 라인에서 사람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납작한 모양의 자율주행 무인운반로봇(AGV)이 부지런히 부품을 날랐고, 커다란 로봇팔이 육중한 차체를 들어 옮기고, 수백여개의 로봇팔이 용접하고 볼트를 조였다.


로봇이 PV5의 전면부에 기아 엠블럼을 부착하고 있다. 눈 역할을 하는 3D 비전 카메라가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 뒤 엠블럼을 붙인다. 사람이 작업할 때 종종 비뚤게 붙여지던 문제가 사라졌다. 사진 현대차그룹

로봇이 PV5의 전면부에 기아 엠블럼을 부착하고 있다. 눈 역할을 하는 3D 비전 카메라가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 뒤 엠블럼을 붙인다. 사람이 작업할 때 종종 비뚤게 붙여지던 문제가 사라졌다. 사진 현대차그룹

두 대의 로봇팔이 차량 내부 천정에 흡음재 루프패드를 부착하고 있다. 카메라가 미리 작업할 공간을 확인한 뒤 로봇팔이 내부로 손을 뻗어 작업한다. 사진 현대차그룹

두 대의 로봇팔이 차량 내부 천정에 흡음재 루프패드를 부착하고 있다. 카메라가 미리 작업할 공간을 확인한 뒤 로봇팔이 내부로 손을 뻗어 작업한다. 사진 현대차그룹

특히 이곳에선 섬세함이 필요한 엠블럼 부착이나 차량 내장재 조립까지 로봇팔이 대신한다. 비결은 로봇의 ‘눈’이다. 로봇은 3D 비전카메라로 차량 안팎 공간을 먼저 본 뒤 작업을 시작한다. 지금까지 차량 내부 천정에 붙이는 흡음재 ‘루프패드’나 대시보드 부품은 작업자가 차량 안 좁은 공간에 들어가 조립해야 했지만, 이곳에선 로봇이 차 안으로 팔을 뻗어 작업한다.

PV5는 기아가 처음 선보이는 목적기반차량(PBV)이다. 기본적으로 승합차 같은 모습이지만, 용도에 따라 짐차(카고컴팩트·카고롱 등)부터 승용차(패신저), 휠체어 환자 이송차량(웨이브)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는데다, 문의 형태나 좌석의 배치 등도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다. 기아에 따르면 PV5 세부 사양은 180종에 달한다. 똑같은 차를 계속 찍어내는 지금까지 생산 방식과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식으로 차를 만드는 셈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 역시 로봇의 눈이다. 이전까지는 작업자가 종이에 쓴 작업 지시서를 읽고 부품을 찾아 조립했지만, 이곳에선 로봇이 카메라로 바코드를 읽고 이 차량이 어떤 모델인지, 무슨 부품이 필요한지 알아낸다. 기아 관계자는 “세부 사양이 180종이라 부품 종류도 매우 많은데, 모두 데이터화돼 있다. 사양이 달라질 때마다 부품도 다르고 조립 위치도 달라지지만, 로봇이 어떤 차가 공정에 들어왔는지 자동으로 인식하고 대응한다”고 말했다.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 PV5의 주요 라인업이 전시돼 있다. PV5는 짐차나 승용차 등 여러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떻게 부품을 조립하느냐에 따라 좌석 수부터 문의 형태까지 다양한 사양으로 만들 수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 PV5의 주요 라인업이 전시돼 있다. PV5는 짐차나 승용차 등 여러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떻게 부품을 조립하느냐에 따라 좌석 수부터 문의 형태까지 다양한 사양으로 만들 수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차량을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운 PV5는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PV5가 출시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2개월간 국산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 PV5는 기아 ‘EV3’, ‘EV5’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소형 상용차의 대명사인 ‘포터’와 ‘봉고’를 합친 것보다 많이 팔린 셈이다.

기아는 PV5보다 크기를 키운 ‘PV7’을 오는 14일 공개하고, 앞으로 초대형 차량인 ‘PV9’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PV7·9을 생산할 이보플랜트 웨스트(West) 공장 건설이 이뤄지고 있다. 새 공장이 완성되면 기존 공장과 합쳐 연간 20만대의 PBV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소득영 기아 화성공장장은 “혁신적인 생산 방식을 바탕으로 PBV 생산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