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준 경찰수사개혁위원장이 3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수사개혁위원회 범죄피해자 보호를 위한 1차 권고안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경찰이 수사과정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9일부터 ‘상피제’ 지침을 시행한다. 상피제(相避制)란 이해관계나 친족관계 등으로 공정한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서로 피하도록 하는 제도를 뜻한다.
지침에 따르면 수사관은 사건 관계인 중 현재 같은 관서에 근무 중이거나 3년 이내 근무했던 경찰관의 가족(배우자,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이 포함된 사실을 인지하는 즉시 회피 신청해야 한다. 그 뒤 시도경찰청의 지휘를 거쳐 동일 법원 내 타 경찰관서로 사건을 넘겨야 한다.
기존에도 수사관 가족이 사건 관계인이면 직접 수사를 못 하게 기피제도가 운용됐다. 다만 장윤기 사건 이후 수사관이 자신의 가족 사건을 직접 수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해당 수사관이 속한 경찰관서에서도 사건을 맡지 못하게 상피제를 확대 시행한다. 또 가족의 범위도 배우자, 직계 존·비속은 물론 형제·자매까지 포함하게 기피 범위가 확대됐다.
이는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논란 이후 경찰 외부 전문가 위주로 꾸려진 경찰 수사개혁위원회의 권고를 따른 지침이다. 지난 5월 광주에서 여고생을 살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의 부친이 현직 경찰이란 사실이 밝혀지며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실제 장윤기의 부친이 수사 기간 아들의 범죄 관련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상피제 시행 이후에도 예외적으로 타 경찰관서로 이송 없이 수사가 필요할 경우, 경찰은 시·도 경찰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계속 수사가 필요한 때나 긴급체포·현행범 체포 후 구속할 때 등을 예로 들었다. 이럴 경우 매달 처리 적절성과 이송 필요성을 점검받아야 한다.
경찰청은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른 후속 조치와 경찰 수사의 통제 강화를 위한 검토 과제들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