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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하나가 없다고?”…호프집 여사장 죽인 男 충격 정체

중앙일보

2026.09.08 23:01 2026.09.0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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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베테랑-끝까지 잡는다
“전국 베테랑 형사들이 직접 꺼낸 단 하나의 ‘크라임 신’”

중앙일보와 경찰청이 협업해 사건 해결의 결정적 장면을 베테랑 형사들의 시선으로 기록합니다. 영화나 소설처럼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형사들의 증언을 통해 재구성한 순도 100% 진짜 사건. 작은 티끌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베테랑들의 집념과 생생한 추적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이 기사는 임병순 형사의 구술을 재구성해 작성했습니다.


「

#1. ‘조각 지문’ 조차 없이 진한 피비린내만…

」
2003년 8월 22일 오전 7시

형사계 사무실 전화가 이른 아침부터 요란하게 울렸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건, 짧은 두 마디와 처절한 울음소리였다.

“저, 저희 엄마가…”

목소리는 성인 남성의 것이었지만, 마치 길을 잃은 아이처럼 엄마를 부르짖으며 서럽게 울부짖었다. 임병순 경사와 이성곤 경장은 즉시 수첩을 챙겨 들고 문을 박차고 나섰다.

가게 안 풍경은 처참했다. 피비린내가 좁은 가게 안을 가득 채웠다. 손을 뻗으면 만져질 듯, 진득한 피냄새였다. 신고자는 실신 직전인 상태로 멍하게 앉아 있었다. 그의 뒤로 보이는 바닥은 온통 붉은색이었다.

임 경사는 피가 웅덩이를 이룬 곳에서부터, 핏줄기가 시작된 한 테이블 옆 지점까지 천천히 시선을 옮겨갔다. 그곳엔 한 여성이 있었다. 호프집 사장이자 신고자의 어머니, 박모씨였다.

박씨의 옷은 모두 벗겨져 있었다. 목엔 기다란 상처 여러 개가 선명했다. 직접 손을 갖다 대거나 귀를 갖다대 호흡 소리를 듣지 않아도 이미 시신이 되어버렸다는 걸 단박에 알아차릴 정도로 상처와 출혈이 심각했다.

시신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계산대의 현금통이 텅 빈 상태로 열려 있었다. 확인 결과, 전날 호프집의 전체 매출이었던 5만2000원의 현금이 모두 사라졌다고 했다.

광주광역시 번화가에 술집·식당·노래방이 모여 있는 모습. 뉴스1

광주광역시 번화가에 술집·식당·노래방이 모여 있는 모습. 뉴스1

애인호프는 테이블이 3개뿐인 작은 맥줏집이라 사건 당일 들른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가게 주변도 마찬가지였다. CCTV가 흔하진 않던 시대였다. 결국 가게를 오간 사람들의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수사팀은 애인호프에 방문한 사람들, 그리고 사돈의 8촌까지 약 200여 명을 불러 조사했다. 불려온 사람들은 저마다 이런저런 얘기를 했지만 그럴듯한 단서도 결정적인 목격 진술도 없었다.

다만, 모든 진술을 종합했을 때 의심되는 사람이 딱 한 명 있긴 했다. 호프집에서 모자를 쓴 채 ‘혼술’을 하던, 퉁퉁한 체격의 남성이었다. 사람들에 따르면, 그는 사건 당일 밤 10시까지 가게에 머물렀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도 그의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

#2. “저짝에서도 비슷한 일 있었다는데…”

」

2003년 9월. 사건 발생 약 한 달 후.

임 경사의 전화기가 울렸다. 광주 북구에서 활동하는 임 경사의 한 ‘안테나’(정보원) 중 한 명이었다.

“저짝 풍향동서도 쪼까 비슷한 일이 터졌당만요. 그쪽으로 한번 연락해보는 거시 어찌겄소? 김삿갓호프라든가.”

그는 곧 사건이 발생했다는 호프집 주소와 피해자 연락처까지 넘겨줬다.

“뭔 남자가 칼 들고 돈 내놓으라고 허더니, 옷까지 벗으라고….”

수화기 너머에서 애인호프 사건 피해자와 비슷한 연배일 것 같은,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후 박 경사가 호프집으로 출동했다. 테이블부터 계산대, 그리고 바닥에 남은 족적까지 이 잡듯 훑어본 박 경사는 결국 범인이 쓴 걸로 추정되는 술잔 하나와 흉기 한 점을 찾아냈다.
지문의 모습. 사진 pixabay

지문의 모습. 사진 pixabay


2003년 9월 말, 사건 발생 약 40일 후.

임 경사의 전화기가 울렸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박 경사의 연락이었다.

“병순아! 드디어 떴다잉!”
“하이고, 됐네. 형님 내가 얼렁 갈라요.”


“야, 근디 다른 것이 하나 있는디…. 손가락이 하나 안 보인다야.”

(계속)

“학생운동허다가 잽혀왔능갑네. 그것도 아조 지대로 대장 노릇을 해브렀구만.”

아홉 개 지문이 가리킨 건 뜻밖에도 대학 학생회 간부 출신 남자였다.
강력범 전과도 없던 그는 왜 두 호프집 사건의 용의자로 떠올랐을까.
손가락 하나 없는 운동권 간부의 충격적인 정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7306
‘더 베테랑: 끝까지 잡는다’ 또 다른 기사가 궁금하다면?
[광주 운동권 거물 호프집 살인 사건]
고스톱 치다 잡힌 ‘한총련 그놈’…호프집 20곳 돌며 성폭행했다 [下]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9301

[텔레그램 ‘목사방’ 성착취 사건]
“‘목사’가 시켜 서로 성폭행”…234명 덮친 ‘성착취 지옥’ [上]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7681

“성관계 점수 잘 받으면 졸업”…60시간 영상 속 ‘초대남’ 정체 [下]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9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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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회칼 온몸 박혔다…“300억 수출 임박” 그 대표 비극 [上]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0378

“X발 회칼로 사장 좀만 혼내줘”… 500만원에 급조된 살인 조직 [下]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2114

김정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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