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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순간 수천억” 김승원 경찰 재수사…부정청탁·대가성이 쟁점

중앙일보

2026.09.09 01:42 2026.09.09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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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외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외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청탁’ 관련 고발 사건을 지난 8일 영등포경찰서에 배당하고, 재수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앞서 검찰은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했었다. 경찰이 재수사할 경우 김 후보자의 추가 대가 수수 여부와 직무 대가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브로커인 양모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약업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계획을 신속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보다 며칠 앞서 양씨는 제넨셀 대표이자 교수인 강모씨로부터 임상시험 계획이 승인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수차례 받았다. 검찰 조사 결과 양씨는 김 후보자에게 신약 개발 현황 자료를 이메일로 보내고 2021년 10월 8일 “엉아(김 후보자) 처장님께 말씀 부탁드립니다”라고 했고, 김 후보자는 “오케”라고 답한 뒤 김 처장에 “잘 챙겨봐 달라”며 업체명을 전달했다.

김승원 신약 로비 의혹 관련 문자메시지 내역 그래픽 이미지.

김승원 신약 로비 의혹 관련 문자메시지 내역 그래픽 이미지.


같은 달 16일 해당 임상시험 계획은 승인됐다. 강씨는 그해 12월 31일 김 후보자의 국회의원 후원 계좌로 500만원을 보내려 했지만, 후원 한도가 이미 차서 실제 송금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강씨를 기소하면서도, 김 후보자에 대해선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후보자가 양씨를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500만원을 수수하기로 약속한 혐의는 인정되지만, 실제 돈을 주고받지 않은 점이 고려됐다.



법조계에선 김 후보자의 청탁이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단순한 민원 전달인지 아니면 형법상 금지된 대가성 알선 행위인지, 청탁의 대가성은 있었는지를 입증하는가에 재수사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본다. 형법 132조(알선수뢰죄)는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법조계에서는 김 후보자가 주가 부양이라는 교수 강씨의 범행 목적을 사전에 알고 임상시험 승인 요청을 했는지 등을 추가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자와 양씨의 통화 녹취에는 김 후보자가 “식약처 승인되는 순간 수천억을 벌 수 있는 거잖아”라고 말한 내용도 담겼다. 야권에선 이와 관련해 “제넨셀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은 33일 만에 이뤄져 같은 조건 업체 평균 71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당시 이례적인 승인 정황을 파고들고 있다.


김 후보자에 대해 제3자뇌물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있다. 형법 제130조(제삼자뇌물제공)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돼 있다.


다만 제3자뇌물죄의 경우 ‘부정한 청탁’이 입증돼야 하는데, 앞서 검찰은 김 후보자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 과정에서 “청탁 자체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후보자 측 역시 “(제3자뇌물죄는) 부정한 청탁이 전제되는 바, 이 부분에 대해 이미 법원 및 검찰에서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브로커 양모씨와 찍은 셀카. 양씨는 지난 2019년 11월 이 사진을 본인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했다. 사진 독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브로커 양모씨와 찍은 셀카. 양씨는 지난 2019년 11월 이 사진을 본인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했다. 사진 독자


경기남부경찰청은 제넨셀에 투자했던 세종메디칼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강씨를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강씨는 제넨셀 임상 승인 직전 세종메디칼에 제넨셀 주식과 전환사채를 약 113억원 상당에 매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뒤 임상시험이 중단되고 대규모 투자 손실까지 겹치며 세종메디칼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이아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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