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 개막 하루 전인 8일(현지시간) 대회가 열리는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 에어 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무대를 정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내면의 카우보이를 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에 말을 달려 입성해 때맞춰 당의 중간선거를 구하려 하고 있다.”
AP통신은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그는 이번 중간선거를 철저히 ‘트럼프 중심’으로 만들어 핵심 지지층의 열기를 고조시키려 한다”며 이처럼 보도했다. 9~10일 진행되는 전당대회(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후보를 공식 지명하고 당의 강령을 채택하는 통상적인 대선 전당대회와 달리 철저히 ‘트럼프 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란전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 등으로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트럼프가 이를 통해 집권당이 통상 의석을 잃는 중간선거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장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도 이번에는 연방 상원의원 선거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며 경합지로 분류되고 있다.
당초 행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트럼프는 둘째날에만 기조연설을 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행사가 임박해 트럼프는 폐막 연설까지 맡기로 했다. 이번 행사를 처음 제안한 트럼프는 프로그램 주제나 연사 선정 등에도 직접 관여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과 그가 좋아하는 황금색으로 칠해진 벤츠 차량이 아메리칸 에어 센터 인근에 주차된 모습. [EPA=연합뉴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이번 전당대회 이틀간 약 3만 명이 참석하고, 공화당 기부자들의 후원으로 행사 비용만 4000만 달러(약 536억원) 이상 들 것으로 예상한다. 공화당은 트럼프를 흰색 카우보이 모자를 쓴 ‘말보로맨’으로 묘사한 16달러짜리 맥주캔 보냉 커버도 판매하는 등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당의 스타들을 무대에 줄지어 세울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AP는 “트럼프가 과거 주관한 미인대회의 정치판”같다고 평가했다.
중간선거는 정부 전반기 정책 집행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다. 트럼프도 이를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로 치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란전 장기화와 고물가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트럼프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2기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인 33%까지 떨어졌다.(지난달 28~31일 로이터·입소스 조사) 약 100명의 공화당 상·하원 및 주지사 선거 후보들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인데, 트럼프에 호응할지, 거리를 둘 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고 AP는 전했다.
트럼프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선거 구도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가 민주당 좌파와 민주사회주의 계열 후보들의 승리를 부각해 민주당을 극단주의 세력으로 규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민주당 후보들을 수차례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해왔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텍사스가 행사의 효과를 시험하는 상징적 사례가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1988년 이후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켄 팩스턴 공화당 후보와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후보 간 초접전이 전개되고 있다. 팩스턴은 트럼프의 지지를 받아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자신의 후원자인 부동산업자를 돕기 위해 주 법무장관으로서 권한을 남용하고 내연녀의 일자리를 청탁했다는 의혹 등으로 2023년 주 하원에서 탄핵당한 인물이다. 주 상원 탄핵재판에서는 무죄 평결을 받았지만, 편법 주택 담보 대출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