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9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대정부 질문에서 종일 충돌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채택했지만 증인·참고인 채택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신약 청탁 의혹 검증을 위해 44명의 증인을 불러야 한다”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한 명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맹탕 청문회를 만들려 하고 있다”며 “단 한 명의 증인도 채택할 수 없다는 것이 민주당 위원들의 생각이라고 전달받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브로커 양모씨, 제넨셀 설립자 강모씨,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 44명의 증인과 4명의 참고인을 요청했다.
반면에 민주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절 오른팔·왼팔을 서부지검에 보내 1년 넘게 11명의 검사를 투입했는데 결과적으로 ‘꽝 났다’”며 “실패한 사건을 다시 가지고 와서 무한 도돌이 반복을 하려는 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도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을 그렇게 많이 채택한 적도 없고, 증인 없이 가는 게 보통 인사청문회”라고 했다.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선 야당이 김 후보자 관련 사건의 재수사를 주장하자 여당이 검찰 수사 자료 유출 의혹으로 맞불을 놨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냐, 작동하는데 무시하는 것이냐”며 “(김 후보자는) 인사 청문 대상이 아니라 재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기소 이유서와 관련 사건의 공소장·판결문을 보면 (장관으로) 함부로 추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전면 재수사를 제대로 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김 후보자 관련 기소계획서 등 검찰 내부 자료의 출처를 문제삼았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직접 수사한 검사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정보가 담긴 수사·기소 계획보고서가 공개됐다”며 “김 후보자 검증과는 완전히 별개의 사건이자 전직 검사, 전직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자료를 상납한 ‘게이트’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대해 “상당한 내용이 검찰의 사건처리예정보고서와 동일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검찰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작성되는 내부보고서는 어떤 경위로도 외부에 유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비공개 수사 자료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부로 유출·활용됐다면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며 “유출 경위와 위법 여부,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하도록 지시하겠다”고 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의원 자료 공개) 문제와 관련해 철저하게 사실과 진상을 확인하고 관련 유출자가 있다면 전원 의법 조치하는 단계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이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료를 공개하는 걸 ‘정치 검찰 행태’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한 의원은 즉각 “김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한다. 검찰로부터 자료 비슷한 것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두 사람은 이날 서로를 향해 “조선 불량 쪽가위”(김민석)와 “민주당 오빠들의 드럼통 정치”(한동훈)라고 힐난했다.
한 의원은 지난 8일 하루에만 페이스북에 46개 게시물을 올리는 등 최근 매일 40~50여 개의 김 후보자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