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로 예정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놓고 여야가 벌인 증인·참고인 채택 논의가 어제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48명의 증인·참고인을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한 명의 증인도 세울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서영교 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불기소 결정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인사청문회는 후보자가 해당 직무를 수행할 자격과 도덕성을 갖췄는지 국민 앞에서 검증하는 자리다. 특히 법치를 책임지는 법무장관은 제기된 의혹이 있다면 사실관계를 더욱 엄중하게 따져야 한다.
그런데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한둘이 아니다. 신약 임상 승인 청탁 의혹을 비롯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기소 의견이 제시됐다가 돌연 기소유예로 바뀐 경위, 주가 조작 세력 관여 의혹 등 의문이 쌓여 있다. 배우자가 운영한 교육시설이 김 후보자 지역구인 수원으로 옮긴 지 얼마 안 돼 발달장애인 활동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선정되고 정부 바우처 수익이 급증한 경위도 규명 대상이다.
민주당 논리는 궁색하다. 임상 승인 청탁 의혹은 실패한 사건으로 종결됐는데 야당이 의혹을 부풀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관련 증인을 불러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면 될 일이다. 그렇게 못 하는 건 진상이 낱낱이 밝혀질 게 두려워서인가.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는 증인 없이 하는 게 보통”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2022년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때 민주당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증인으로 요구해 증언대에 세운 것을 잊었는가.
여당 내에서도 김 후보자 낙마 불가피론이 있지만, 청와대는 “법에 따른 검증 과정”이라며 청문회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했다. 법에 따른 검증을 한다면서 진상 규명에 필요한 증인·참고인 채택을 막는 행태는 맹탕 청문회로 만들거나 파행으로 몰고 가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속셈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야당이 요구하는 48명의 증인·참고인이 과하다면 핵심 인물 위주로 추려내면 된다. 쏟아지는 의혹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사실이라면 장관직 수행에 문제가 될 정도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 요구다. 민주당은 증인·참고인 채택에 협조해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데 책임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