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 시신이 얼어붙은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피의자로 30대 카페 사장을 검거해 구속 상태로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7일 사건이 발생한 카페의 모습. 내부 사정으로 인해 휴무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경기 파주시 카페 냉동창고 살인사건의 피의자 A씨의 계획범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자신의 카페 냉동창고에 60대 여성 B씨를 가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카페 사장 A씨는 범행 직후 생성형 AI(인공지능)에 관련 질문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지난 3일 오전 11시쯤 여성을 자신의 직접 업체에 연락해 임차한 냉동창고에 가둔 뒤 ‘냉동창고에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되나’라는 취지의 질문을 AI에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카페 냉동창고는 영하 18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고 내부에서는 문을 열 수 없는 구조였다. A씨는 피해 여성을 가둔 시점을 전후로 냉동창고에 여러 차례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남성이 범행 직후 감금한 피해자의 구체적인 상태 변화에 대해 알아보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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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범죄 정황 속속 드러나
A씨는 B씨가 창고에 들어가기 전 B씨의 휴대전화를 받아 보관한 것도 계획범죄의 정황으로 추정하고 있다. 범행 당일 오전 파주 시내에서 B씨를 자신의 차량에 태워 데려온 A씨는 피해자를 창고로 유인하면서 “휴대전화를 밖에 두고 가자”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위치 노출을 피해야 한다”며 휴대전화를 차량에 두고 내리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차량 대시보드 위에 두게 해 B씨가 외부와의 연락 차단해 버린 것도 계획범죄 정황으로 보고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이후 피해자 휴대전화가 잠시 켜졌을 때 잡힌 위치들은 고양시 등지이고 이는 A씨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A씨는 체포 이후 범행 경위나 동기에 대해 거듭해서 말을 바꾸고 있다. 수사 초기에는 상품권 거래 관련 위약금 문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후 A씨는 가짜 상품권이 들통난 상황에 우발적으로 냉장고 문을 닫아버렸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카페 앞마당에 냉동창고를 임차해 설치한 이유에 대해서도 초기에는 살인을 염두에 뒀다고 했지만, 이후에는 추운 냉동창고에 상품권을 두면 가짜임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고 뒤집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이 거짓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등을 토대로 범행을 분석 중이다.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카페 포털 사이트 휴무 관련 공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가 창고에 보관한 가짜 상품권은 A씨가 직접 모 업체에 ‘촬영에 쓸 것’이라며 의뢰해 인쇄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당 50만 원권짜리 상품권 10상자로 겉면에 ‘촬영용’이라고 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상품권을 대량으로 현금 거래하는 속칭 ‘상품권깡’ 업자에게 판매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상품권깡 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브로커 등 제 3자를 중간에 끼어 물건의 위조 여부를 검증하고 대금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이런 방식으로 상품권을 팔려 했고, B씨는 이 거래에서 상품권 감정 등 중간 역할을 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위조 상품권 제작 목적, 거래구조 등을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상품권 중 진품은 없었으며, 상품권 대금은 현금 거래하려 했으나 현재까지 실제 현금거래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거래의 중간 역할에 불과한 B씨를 살해한 이유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A씨의 진술 내용과 확인된 증거 등을 비교 분석하며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실제 대량의 상품권을 사들이려는 매수자가 있었는지 등 거래 전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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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정확한 범행 경위와 배후 여부 수사
경찰은 또 파주 냉동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B씨를 파주로 데려다준 남성 C씨를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입건했다. 현재까지 C씨에게 살인과 연관된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공범 2명과 함께 상품권 판매를 미끼로 피해자를 유인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 경위와 배후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A씨와 공범들의 텔레그램 대화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일 새벽 여성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수색에 나섰다. 같은 날 오후 2시30분쯤 파주시 문산읍에 있는 대형 빵 카페 냉동 컨테이너에서 여성 시신을 발견하고 유력 용의자인 카페 사장 A씨를 검거, 살인 등 혐의로 구속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1차 구두 소견으로 B씨의 시신에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이 얼어붙어 사망 추정 시간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B씨가 영하 18도 이하의 냉동창고에 감금돼 저체온증과 산소 부족 등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마무리하고 A씨를 오는 14일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