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뉴스1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일가족 철거민 특별분양’ 의혹이 국회 인사청문회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야권은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국민을 비웃는 기상천외한 꼼수이자 확실한 낙마 사유”라고 공세를 폈다.
개혁신당은 10일 강 후보자와 그의 부친, 형, 고모 등 일가족 4명이 조직적으로 철거민 지위를 얻어 고가의 부동산을 취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철거민을 위해 만든 제도가 후보자 일가의 제테크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천 대행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강원 화천 군부대 대대장으로 복무하던 2008년 3월 21일 빈집인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 주택으로 전입했다. 같은 날 제주도 서귀포에 거주하던 그의 부친도 같은 집으로 전입했다. 3일 뒤 부친은 옆집으로 주민등록을 옮겨 세대를 분리했고, 이를 통해 두 사람은 철거가 예정된 주택의 소유주 자격을 획득했다.
전입 20일 뒤 구로구청은 ‘영등포 대체교정시설 신축사업’ 실시계획인가를 고시했고 이주민 보상계획도 공고됐다. 이에 따라 강 후보자와 부친은 철거민 대상자 지위를 획득해 그해 ‘철거이주민 특별공급’을 신청했다. 철거민에겐 100% 우선 공급되는 규정에 따라 둘은 2012년 각각 서울 서초구 신축 아파트를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강 후보자의 형과 고모도 ‘철거민 특공 찬스’를 쓴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강 후보자와 같은 방식으로 천왕동 주택에 전입한 형은 2009년 4월 천왕2지구 특별공급을 신청해 2013년 8월 구로구 천왕연지타운1단지 신축 아파트를 취득했다. 고모 또한 천왕동의 또 다른 주택에 전입한 뒤 2008년 10월 우면2지구 철거민 특별공급을 신청했다.
천 대행은 철거민 특공을 노린 계획적 위장 전입이라고 보고 있다. 화천 군인 아파트에 거주하던 강 후보자가 천왕동 주택 철거 직전에 주소를 옮긴 게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부친은 특별분양을 신청하기 직전에 서귀포 주택을 타인에게 증여했고, 청약 절차가 마무리되자 30만원에 재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 대행은 “특별공급 신청 자격인 1주택 요건을 만들기 위한 꼼수 증여”라고 했다. 이어 “본인과 부친, 형 3명이 특별분양으로 얻은 장부상 시세차익만 32억원”이라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아들의 분당 양지마을 상가 매입 내역을 인사청문요청안에서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6년생인 강 후보자의 장남 역시 재건축이 예정된 성남시 분당 양지마을의 상가를 올해 6월 7억원에 구매하는 과정에서 이모와 이모부에게 7억1550만원을 빌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취업 1년 만에 ‘가족 찬스’로 가격이 뛸 게 분명한 상가를 구매한 것이다. 이 정도면 온 가족이 투기단”이라고 비판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를 겨냥해 “인사에 부동산 투기 가산점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꼬았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임종득 의원은 “청문회에서 송곳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10일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강훈식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과 서울시 주택 청약 관련 담당자 등 5명을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강 후보자의 청문회는 16일 열린다.
강 후보자 측은 “천왕동은 부친이 가족, 형제들과 함께 주택을 보유하고 살던 곳”이라며 “위장 전입의 고의나 청약 과정의 불법성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