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7.72포인트(p)(0.25%) 하락한 7,033.92로, 코스닥 지수는 6.55포인트(p)(0.79%) 상승한 836.92로 장을 마쳤다. 뉴스1
코스피가 7000선을 되찾은 뒤 외국인이 다시 2조원 넘는 매물을 쏟아냈지만 지수는 7000선을 지켜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수급 방파제’ 역할을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 예정 물량의 절반 이상을 남겨둔 만큼 당분간 지수의 하방을 지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72포인트(0.25%) 내린 7033.9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3거래일 만에 7000선을 탈환한 코스피는 이날 장중 한때 6800선까지 밀렸지만 낙폭을 대부분 만회해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눈에 띄는 건 수급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482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4334억원, 380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쏟아낸 매물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신 '기타법인'이 1조6671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대거 흡수했다. 기타법인은 금융투자회사 등 기관투자가로 분류되지 않는 국내 법인으로,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물량도 포함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자사주 취득에 나서면서 기타법인이 증시의 ‘큰손’으로 부상한 셈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개인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7조6553억원, 9조178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타법인은 23조5011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3조2727억원 순매수했다. 기타법인이 개인과 외국인이 던진 물량의 약 88%를 흡수한 셈이다.
두 회사가 사들일 자사주는 아직도 절반 이상 남아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KIND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삼성전자가 취득한 자사주는 2580만주(약 6조7228억원)로 전체 취득 예정 주식 수의 48.42%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975만주(약 16조6164억원)를 취득해 전체 예정 물량의 40.51%를 소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11월21일까지 자사주 5328만5968주를 약 15조원에 직접 취득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20일부터 11월19일까지 2407만주를 약 40조원에 취득할 계획이다. 지금 속도대로라면 매입이 예정보다 일찍 끝날 가능성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자사주 매입이 코스피 하방을 지지하는 수급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예정 물량이 소진되면 한시적인 수급에 그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급상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고 있다”면서도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탄력적으로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개인·기관·외국인 모두 각자의 이유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