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산망이 해킹돼 약 1만8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이 자체감사를 벌였지만 책임자에 대한 조치는 엄중훈계 등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이 정보보호 관리체계가 미흡했다고 스스로 판단하고도 책임자에 대한 처분은 지나치게 가벼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대법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법원은 2021년 6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발생한 법원 전산망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자체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부서주의 1건과 5명에 대한 엄중훈계 조치가 내려졌다. 2명에 대해서는 처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경찰청 수사에서 확인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1014GB(기가바이트)에 달했다. 유출된 자료에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연락처 등 1만7998명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법원의 초기 대응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대법원은 2023년 2월 전산망에서 악성코드를 감지했지만 즉각적인 후속 절차에 나서지 않았다. 같은 해 11월 언론 보도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뒤에야 공식 조사에 착수하면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법원은 이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심의 결과를 토대로 사고 책임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정보화실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다.
대법원은 감사 결과 “법원 전반의 정보보호 관리체계 미흡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어, 침해사고 재발 방지를 위하여 이 사건 원인과 대응 과정을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등 기술적·관리적 대책을 강화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감사 이후 보안운영체계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대법원이 정보보호 관리체계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관련자에 대한 조치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 민감한 재판정보를 지키지 못한 중대한 사고인 만큼 책임 소재와 처분이 적정했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며 “대법원은 사고 원인과 책임자별 조치 근거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