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산정 기준과 임금 인상 등을 둘러싼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11일 서울 은평구 진관공영차고지 사무실에 마련된 투표소에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 용지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이 파업을 결의하면서 오는 16일 전면 파업이 가능해졌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서울시버스노동조합(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11일 ‘2026년 임금 협정 체결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률 96.25%로 가결했다고 발표했다.
투표 인원 대비 찬성률 96.25%
서울시내버스노조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오는 16일 부터 총파업을 결의한 가운데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주변으로 노선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61개 시내버스 조합원 1만8296명 중 1만6716명이 투표에 참여해 1만6089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투표한 조합원 중 96.25%, 재적 조합원 중 87.94%가 쟁의행위에 찬성표를 던졌다.
같은 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3개 지선버스 노동조합도 파업에 찬성했다. 지선버스 노조 323명의 조합원 중 286명이 투표에 참여해 260명이 찬성했다. 투표 조합원 대비 90.91%의 찬성률이다. 지선버스는 일반 시내버스와 별도의 단체교섭을 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는데, 이날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하면서 이번에 동시에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오는 15일 2차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까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시내버스 조합)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파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앞서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 9일 1차 조정회의에 참석했지만 별다른 합의 없이 끝났다. 이에 노조는 당초 오는 15일 예정된 2차 조정회의를 앞당겨 추가 조정에 나서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노사 양측이 갈등하는 배경은 통상임금 산정 기준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시내버스 노조 측은 지난 4월 대법원 판결을 준용해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월 176시간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재호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사무부처장은 “통상임금은 체불임금”이라며 “원래 받아야 했을 것을 원상회복해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라고 말했다.
서울시버스노조 조합원들이 11일 서울 은평구 진관공영차고지 사무실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2차 조정 회의 예정
11일 서울 은평구 진관공영차고지 사무실 벽면에 박점곤 버스노조 위원장의 호소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반면 서울 시내버스 조합 측은 서울시 버스조합 64개사 소송이 오는 12월 4일부터 줄줄이 선고 예정이기 때문에, 우선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한 뒤 확정판결에 나오면 차액을 정산하자는 입장이다. 통상임금을 계산할 땐 월급을 기준근로시간으로 나눠서 계산한다. 기준근로시간이 많아질수록 시급은 작아지고, 기준근로시간이 적으면 시급은 커진다.
서울 시내버스 조합은 “통상임금 기준근로시간을 176시간으로 산정하면 별도의 임금인상 없이도 16.44%의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며 “여기에 노조 안까지 모두 수용할 경우 평균 30.57%의 임금 인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지난해 연봉 6870만원이던 9호봉 버스 기사가 올해 8509만원을 받게 된다.
박점곤 시내버스 노조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사측이 합의 약속을 파기하고 실질 임금 삭감을 도모하는 공작을 계속한다면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전 조합원의 단결된 힘으로 강력한 총파업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노동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서울시와 사측의 만행을 반드시 꺾고 정당한 권리를 되찾고 2026년 임금 인상률도 다른 준공영제 지역 수준 이상으로 쟁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사측인 서울 버스조합과 협의해 대체 교통수단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1월 13일~14일까지 서울 시내버스 역사상 최장 기간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16일 실제로 파업에 돌입하면 같은 해에 두 차례 파업을 진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