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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장화에 물 차면 벗기도 어렵다”…수심 1m ‘죽음의 덫’

중앙일보

2026.09.12 20:23 2026.09.1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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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루질하다 사망하는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충남 서해안에서는 수심 1m로 낮은 곳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해루질은 맨손으로 갯벌 등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해경이 갯벌에 고립된 관광객을 구하고 있다. [사진 평택해경]

해경이 갯벌에 고립된 관광객을 구하고 있다. [사진 평택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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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1m인데 가슴 장화에 물이 차 변을 당해”

충남 보령해경과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 10분쯤 소방본부에 “해루질하러 들어간 두 명이 못 나오고 있는데 한 명은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당국은 수색에 나서 서천군 장포리 해변갯벌체험장 부근에서 70대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됐지만, 끝내 숨졌다.

A씨와 함께 해루질에 나섰던 일행은 자력으로 바다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는 조수 간만이 큰 대조기(大潮期)였다. 대조기는 밀물 속도가 매우 빨라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또 당시 바다는 밀물 속도가 빠르면서 수심이 1m 정도로 낮았다고 한다. 서천군은 사고 전날 오후 8시 53분 재난 문자를 통해 대조기 기간임을 알리고 “밀물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해안가 이용객은 고립사고 예방을 위해 즉시 안전한 육지로 이동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해경이 해루질하다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해경이 해루질하다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해경은 A씨가 착용하고 있던 가슴 장화에 물이 차는 바람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해루질할 때 가슴까지 덮는 장화를 신는 사람이 많다”라며 “가슴 장화에 물이 차면 움직이는 것은 물론 장화를 벗기조차 어려워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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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부터 충남서 5명 숨져

앞서 지난달 26일 오후 6시 45분쯤에는 서천군 서면 월하성 인근 갯벌에서 해루질하다 실종된 70대 B씨가 이틀 뒤인 28일 오후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16일에는 충남 당진 도비도항 인근에서 해루질하다 바다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남녀 2명도 끝내 숨졌다. 60대 여자, 50대 남자로 추정되는 이들은 지난달 15일 바다에 빠졌다. 해경 관계자는 “여성이 물에 빠지자 이를 구하러 남성이 들어가 나오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충남 태안의 한 갯벌에서 야간에 해루질하다 실종된 50대가 10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6월 17일 홍성군 궁리항 인근에서 해루질하다 고립된 80대 남성이 숨지는 등 충남 서해안에서만 지난 6월부터 5명이 해루질하다 목숨을 잃었다.
태안해경 갯벌(바닷가) 해루질하다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태안해경 갯벌(바닷가) 해루질하다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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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6개월 동안 94명 사망·실종

국회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양평)실이 해양경찰청에서 받는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 6개월 동안 갯벌 등에서 해루질하다 고립 등 사고를 당해 구조된 사람은 592명이었다. 지역별 구조 인원은 인천이 244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221명, 전남 54명, 전북 37명, 경기 25명 등이었다. 같은 기간 사망·실종자는 총 94명에 달했다. 연도별 사망·실종자는 지난해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2021년 14명, 2022년 13명, 2023년 19명, 2024년 17명 등이었다.

해루질 사고가 잇따르자 소방당국과 자치단체 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충남 소방당국은 119 신고 접수 단계부터 사고 위치와 물때, 구명조끼 착용 여부 등을 파악해 해경과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또 해경과 공동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는 긴급신고 공동대응시스템과 3자 통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현장 도착과 구조 개시, 구조 대상자 발견, 구조 완료 등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해경이 바닷가에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해양경찰청]

해경이 바닷가에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해양경찰청]

태안군은 가을철 야간 갯벌체험객 증가에 대비해 오는 10∼11월을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출입통제구역과 사고 위험지역에 대한 순찰과 안전시설을 강화한다. 해경 관계자는 “갯벌에서는 밀물 시간대를 놓치면 순식간에 고립된다”며 “해루질 전에는 반드시 물때를 확인하고 휴대전화와 랜턴 등 구조를 알릴 수 있는 장비를 꼭 지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방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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