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공급 여력을 늘렸지만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 1조원 넘게 줄었다. 반년 만에 감소 흐름을 보였다. 금리 상승으로 대출 수요가 위축되고,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 중반까지 오른 탓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80조9677억원으로 8월 말보다 1조1514억원 감소했다. 아직 월중 집계지만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 말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주택담보대출은 5172억원, 신용대출은 5748억원 각각 줄었다. 주담대에 포함되는 전세자금대출도 2497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과 주담대, 신용대출이 모두 줄고 전세대출까지 감소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김영희 디자이너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배경에는 빠른 금리 상승이 있다. 주담대 고정·혼합형 금리의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연 4.578%로 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변동형 주담대의 지표인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도 7월 3.18%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0%로 높여 약 30조원의 추가 공급 여력을 마련한 직후 대출 증가세가 주춤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추가 여력 상당 부분이 집단대출과 청년·서민금융 등 정책지원 분야에 배정되고 은행별 총량관리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과 증시 조정에 따른 ‘빚투’(빚을 내서 투자) 수요 감소까지 겹치면서 실제 대출 수요가 둔화했다.
반면 예금금리는 상승세다. 우리은행은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3.6%까지 높였고, 대표상품 기준 NH농협은행 3.45%, 신한은행·우리은행 3.4%, 하나은행 3.3% 등 주요 은행도 잇달아 수신금리를 올렸다. 금리 상승을 계기로 대출 증가세는 꺾이고 수신 경쟁은 다시 달아오르는 등 은행권의 자금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