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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위독’ 특종 포기했다…병원 특실에서 목격한 것

중앙일보

2026.09.12 23:32 2026.09.1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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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라는 포장지에 휘둘리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알맹이를 찾으려는 분. 지지고 볶는 일상에서 삶의 지혜를 낚으려는 분. 백성호 종교전문기자가 징검다리를 놓아드립니다.
#
13년 전이었습니다.
TV 뉴스가 온통
‘법정 스님 위독설’로
시끌시끌했습니다.

법정 스님은
대중적 인지도가
워낙 크다 보니
뉴스의 파급력도
상당했습니다.

 법정 스님은 생전에 길상사에서 봄과 가을로 법문을 했다. 그때마다 길상사 법당 앞 뜰을 대중이 가득 채웠다. 법정 스님은 쉬운 요즘말로 불교의 메시지를 전했다. 중앙포토

법정 스님은 생전에 길상사에서 봄과 가을로 법문을 했다. 그때마다 길상사 법당 앞 뜰을 대중이 가득 채웠다. 법정 스님은 쉬운 요즘말로 불교의 메시지를 전했다. 중앙포토


이리저리
수소문해 보니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했습니다.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무작정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확인한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법정 스님께서
삼성서울병원 특실에
입원하고 계시다.

제가 확인한 또 하나는
삼성서울병원 특실은
아무나 들어갈 수가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특실이 있는 층에 내려도
안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바깥에서 들어갈 방법이
아예 없었습니다.

#
법정 스님이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봄을 맞아 법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법정 스님이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봄을 맞아 법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병원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했습니다.

특실 문 앞까지 가더라도
어차피 안으로 들어가기는
힘들 텐데.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잠시 후에
생각을 다시 바꿔 먹었습니다.
그래도,
문 앞까지는 가보자.
갈 수 있는
마지막 선까지는 가보자.
종교 담당 기자니까.

그렇게 마음먹고
삼성서울병원 특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 섰습니다.
다시
걱정이 올라왔습니다.
막상
올라갔는데,
문 안으로 못 들어가면
어떡하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저는 마음속으로
걱정거리를 포맷시켰습니다.

저는 엘리베이터를 탔고,
특실이 있는
꽤 높은 층에서
저 혼자
내렸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오른쪽을 보니까
출입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입문 너머에서
스님들 서너 분이
보초를 서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법정 스님 위독설’로
시끌시끌하자
제자들이 보안을 지키기로
한 것입니다.

출입문 쪽으로
걸어가면서
잠깐 생각했습니다.

제자 스님들이
문을 열어주지는 않겠구나.

#
법정 스님이 신던 고무신을 댓돌에 벗어놓았다. 왼편에 보이는 고무신의 뒤꿈치가 찢어져 기운 흔적이 보인다. 중앙포토

법정 스님이 신던 고무신을 댓돌에 벗어놓았다. 왼편에 보이는 고무신의 뒤꿈치가 찢어져 기운 흔적이 보인다. 중앙포토

특실에는 병실이 하나 있고,
바깥에는 의자가 있는 공간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병실 문은 열려 있었습니다.
법정 스님은
산소마스크를 쓴 채로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들숨과 날숨에,
삐쩍 마른 몸이
들썩들썩할 정도로
위독해 보였습니다.

한눈에 알겠더군요.
아주 많이
위독하시다는 걸
말입니다.

‘위독설’로만 떠돌던 소문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병실과 연결된 방에는
법정 스님의 상좌 스님들이
여럿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법정 스님, 건강은 어떠십니까?”
“폐 기능이 떨어져서
숨을 쉬기가 힘드십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방에는
법정 스님의 쾌유를 바라는
사람들이 쪽지글들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가수 노영심씨가 쓴
손글씨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다가
법정 스님의 제자 중 한 명이
제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혹시 어디에서 오셨는지요?”

저는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중앙일보 종교 담당 기자입니다.”

방 안에 있던
스님들은 깜짝 놀라더군요.

‘위독설’등 언론 보도 때문에
철통 보안을 유지했는데,
기자가 병실에 들어와 있으니
깜짝 놀란 겁니다.

#
법정 스님의 맏상좌 덕조 스님이 스승의 주기를 맞아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다가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중앙포토

법정 스님의 맏상좌 덕조 스님이 스승의 주기를 맞아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다가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중앙포토

법정 스님의 맏상좌인
덕조 스님이
제게 왔습니다.

“지금은 법정 스님께서
위독하신 상태다.
언론에 보도가 되면
더 시끄러워질 것 같다.
저희 문중에서
정리가 될 때까지
보도를 안 했으면 좋겠다.”

그런
요청이었습니다.

저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왜냐고요?
이건 일종의 특종이니까요.
지금까지 언론보도는
하나같이 ‘위독설’뿐이었습니다.
사실에 대한
확인 뉴스는 나간 적이
없었으니까요.

(계속)

나중에야 안 사실은 법정 스님을 삼성병원 특실에 모신 것은 불자인 홍라희 여사의 배려였다.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0%였던 병원 특실에 기자는 어떻게 들어갈 수 있었던 걸까.

그날 특실로 향하던 엘리베이터 안에서 기자가 경험한 ‘기묘한 일’ 덕분이었을까.

법정 스님의 위독을 확인한 기자가 특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날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진 신비한 경험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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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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