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강남종로학원에서 열린 '2027 수시대학 최종 결정 특집 파이널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원서 접수 마감 직전 접수 대행사의 온라인 서버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국과 대학은 접수 시간을 연장하는 한편 피해 수험생의 구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수험생 사이에선 형평성에 대한 불만이 들끓고 있다.
13일 교육부는 “대입 원서 접수 시스템 장애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시스템 오류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신속한 구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 50분쯤 수시 원서 접수 대행사 중 한 곳인 ‘유웨이어플라이’의 서버가 마비됐다. 수시 모집 마감을 10여 분 앞두고 지원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 수시 원서 접수 시스템 도입 이후 이런 대규모 접속 장애가 발생한 건 처음이다.
대교협은 비상대응 매뉴얼에 따라 오후 6시였던 접수 마감 시각을 오후 7시로 1시간 연장했다. 아울러 접수 시스템에서 임시 저장 및 결제 내역 등이 확인된 수험생을 대상으로 추가 구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유웨이어플라이가 지난 11일 2027학년도 수시 원서접수 시스템 접속 장애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다.
하지만 수험생, 학부모 사이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대학이 당초 마감 시각인 오후 6시를 기준으로 학과별 지원 현황을 공개한 뒤 접수 시간이 연장된 점 때문이다. 원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한 수험생들은 이미 공개된 경쟁률을 파악한 뒤 대학·학과를 변경해 접수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대 6회까지 지원할 수 있는 수시 모집은 특성상 최종 경쟁률이 합격선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때문에 마감 직전까지 실시간 경쟁률을 살펴보며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서울 강서구의 한 수험생 학부모 A씨는 “마지막 지원 카드를 고민하다 오후 5시 45분쯤 버튼을 클릭했는데 화면이 멈추고 사이트가 다운됐다”며 “20여 분 뒤 일부 대학만 접수가 재개돼 급한 마음에 원래 희망 학과 대신 다른 학과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그는 “공지도 없이 일부 대학과 학과만 다시 접수가 가능했다는 점은 공정성 차원에서 문제”라고 비판했다.
서버 불안정을 우려해 일찌감치 접수를 마친 수험생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수험생 B씨는 “접수 시간 연장으로 오후 6시 이후에는 지원할 수 없었던 수험생들까지 추가 기회를 얻게 됐다”며 “서버 마비를 우려해 최종 경쟁률을 보지 않고 일찍 접수한 사람만 손해를 본 셈”이라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SNS)와 수험생 커뮤니티에도 “원칙을 지킨 지원자들의 전략을 무시한 처사”, “시스템 오류로 인한 잘못된 대응 때문에 입시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국회 사이트에는 “이번 사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접수 연장을 철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구제 인원이 많은 대학이나 학과의 경우 수험생의 입시 전략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구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학은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양대 등을 포함해 100여 곳에 이른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구제 인원이 집중된 대학이나 학과의 경우 경쟁률이 높아지면 합격선도 동반 상승해 기존 지원자들 입장에선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피해 수험생에 대한 구제 기준을 확정한 뒤, 향후 대입 원서 접수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제기된 문제 상황 등을 종합해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