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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지명 14일만에 사퇴 “김민석이 권유”…與, 김승원은 지킨다

중앙일보

2026.09.13 01:33 2026.09.1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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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용 후보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며 “대통령께서 저를 믿고 큰일을 맡겨주셨던 믿음에 감사드리고, 또 그 소임을 미처 다해내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 사퇴 결정에는 여당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심을 종합한 김 대표의 자진사퇴 권유를 비서실장인 제가 용혜인 후보자에게 전달한 바 있다”고 적었다. 용 후보자도 회견에서 “민주당으로부터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기본소득당을 예방했다. 왼쪽부터 김태선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 김 민주당 대표, 문미정 기본소득당 대표 권한대행,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기본소득당을 예방했다. 왼쪽부터 김태선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 김 민주당 대표, 문미정 기본소득당 대표 권한대행,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여당이 이처럼 용 후보자의 사퇴 결단을 직접적으로 요구한 건 2030세대 등 여론 반발이 생각보다 컸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실시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용 후보자 임명이 적합하다는 응답은 13%에 그쳤고, 부적합 의견은 61%였다. 더욱이 이 대통령에 대한 여성 지지율도 용 후보자 지명 이후 38%로 지명 전(44%)에 비해 하락하며 여권 내부의 위기감도 커졌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부정적 여론이 더 이상 해소될 여지가 보이지 않아 결국 김 대표가 12일 자진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안다. 추석 뒤까지 인사청문 정국을 끌고 갈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트리거는 지난 10일 용 후보자의 첫 기자회견이었다. 용 후보자는 당시 “정부에서도 국회에서도 제 역할을 다하겠다”며 장관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겸직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더욱이 기자회견 시점은 이 대통령이 프랑스 순방길에서 귀국한 날이었다.

이에 이튿날(11일) 열린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에선 “용혜인은 어렵다”는 방향으로 지도부의 의견이 모였다. “딱하긴 하지만, 회견 내용이 도저히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게 다수 의견이었다”(최고위원)는 것이다. 당 차원의 메시지도 11일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중히 바라보겠다“(박성준 수석대변인)고 한 데 이어, 12일 “청년 세대의 여론이 들끓고 있어 좌시할 수 없다”(조계원 대변인)며 용 후보자 비판 색채가 강해졌다.

청와대는 이날 용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대해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언론 공지를 통해 “국정과 민생에 미칠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를 위해 검증과 인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10/뉴스1

(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10/뉴스1

용 후보자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민주당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키기에 전력할 방침이다. 지난 11일 갤럽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자 임명 반대(43%)가 찬성(22%)을 압도하는 등 만만찮은 상황이지만, 다음달 2일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법무부 장관 후보자까지 낙마하는 건 국정 운영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김 후보자까지 낙마한다면 이번 개각은 실패”라며 “김 후보자 방어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권에서 제기되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로비 의혹에 대해선 역공에 나섰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한동훈 게이트로 비화하고 있는 불법 유출 사건을 철저하게 파헤쳐서 정치 검찰의 종식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을 ‘한동훈 게이트’라고 지칭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법제사법위원들도 국회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로비 의혹 수사부서가 서울 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에서 반부패 수사 전담 부서(형사 5부)로 바뀐 점을 들어 ‘표적·기획 수사’였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들은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야당 탄압 수사가 명백히 확인됐다”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용 전 후보자 사퇴를 계기로 김 후보자 사퇴와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까지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용혜인 의원이 누린 기막힌 특혜와 불공정은 바로 민주당이 제공한 것이다. 특히 용 의원의 두 번째 공천은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주도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기본소득당을 두 번 연속 원내정당으로 만든 데 대해 책임 있는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이번 사태는 청와대 인사 라인의 명백한 검증 실패”라며 “이 대통령은 용혜인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검증에 실패한 청와대 인사 라인에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용 후보자 사퇴는 이번 인사 참사 수습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다음은 역대급 기득권 카르텔과 불법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김 후보자 차례”라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은 “‘읍참혜인’으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고, 김 후보자만큼은 기어코 살리겠다는 것이냐”며 “다음은 김 후보자가 사퇴할 차례”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은 표심을 왜곡하고 기생 정당 알 박기를 합법화한 누더기 선거법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논의에 즉각 응하라”(나경원 의원)는 압박도 이어졌다.



이찬규.오소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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