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오는 21일 S&P 100 지수에서 퇴출당한다. 2021년 고점 대비 주가는 약 80% 빠졌고, 시가총액은 2260억 달러(약 300조원)가 사라졌다. 중국 비즈니스가 굴욕의 도화선이었다. 이 회사 중화권 매출은 지난 5년 새 30% 빠졌다. 같은 기간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이 50% 이상 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애국 소비’의 타깃이 됐다. 2021년 3월, 중국공산당의 청년 조직인 공청단은 신장(新疆) 인권 문제로 중국산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나이키를 공개 비판했다. 소비자들은 신발을 불태우는 영상을 올렸다.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나이키 로고를 테이프로 가리기도 했다. 그해 정점을 찍었던 회사 매출은 줄곧 내리막이었다.
다른 요인도 간과할 수 없다. 안타·리닝 등 중국 로컬 브랜드는 디자인, 품질 격차를 줄였다. 덕택에 그들은 공청단이 ‘패스’해준 기회를 살릴 수 있었다. 디지털 유통 구조도 나이키 굴욕의 요인이다. 중국 유통 생태계는 샤오홍수(小紅書)·더우인(Douyin) 등을 통한 라이브 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나이키는 이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
한국 브랜드도 그랬다. 갤럭시 스마트폰, 현대자동차, 설화수 화장품 등 한때 중국 시장에서 히트했던 브랜드 역시 같은 이유로 밀려나야 했다.
중국은 이제 그들만의 언어로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애국 소비, 리닝 약진, 샤오홍수 유통 등의 문법을 이해하지 못하면 실패하게 되어 있다. 한국 기업이 그 함정에 빠져 먼저 당했고, 나이키·폭스바겐이 등이 당하는 중이다. 심지어 애플의 아이폰도 위험하다.
단지 시장을 잃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심한 기업은 존폐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원만한 중국 함정 탈출은 글로벌 기업 경영의 새로운 숙제가 됐다.